6일(이하 현지 시각) 열린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7일 오전 1시 현재 개표 결과 하원에서 207석을 확보하며 193석에 그친 공화당에 앞서고 있다.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25~30석 정도를 더 가져가면서 하원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는 "민주당이 하원을 가져가면서 청문회를 자주 열거나 예산 문제 등으로 트럼프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 '난 내 길을 간다' 스타일이라 북핵 문제 협상 역시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특히 대북 문제의 경우 미국이 민주‧공화당을 막론하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그러한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혼자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선거 결과와 북핵 협상은 별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정 중앙대학교 교수 역시 민주당이 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하더라도 북미 간 협상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등의 요소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북미 협상에서는 결국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는 것이 문제인데, 이건 중간 선거 결과와 상관 없이 구조적인 문제다"라며 "민주‧공화 양당 중 어느 쪽이 상하원을 모두 잡았다고 해도 중간선거에 따른 북핵 협상 변화는 그렇게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본인의 재선 선거 국면에 이 사안(북핵 문제)을 가져가야 한다. 이란 핵 협상을 파기한 상황에서 이걸(북핵 문제) 포기할 수는 없다"며 "중간선거보다는 대선 국면에서 어떻게 그림이 그려질지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북핵 이슈의 우선순위와 내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난해 말의 경우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었다"면서 민주당이 북핵 협상과 관련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준형 교수 역시 "북핵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재선을 위해 몇 개 남지 않은 사안 중 하나"라며 "설사 상하원이 모두 민주당에게 넘어갔더라도 북핵 문제 협상을 하지 않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트럼프의 관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간선거와 상관 없이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철저하게 북한의 비핵화 검증으로 협상을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공화당을 압도하는 대승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도 이번 선거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김준형 교수는 "공화당이 하원에서 50석 이상의 차이로 대패했다면 실현될지 여부와는 별개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공세를 펼 수 있는데 지금 의석 가지고 탄핵 이야기를 꺼내기는 어렵다"며 의회가 정부의 현 정책을 흔들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했다면 상황이 좀 달라졌을 것 같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물론 그렇게 됐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정국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이전보다 자유로워질 수는 있었겠지만, 이건 대북 정책에만 적용되는 변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혜정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보다는 트럼프 정부의 내각 쇄신이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계속 국방부 장관으로 남아 있을 것인가가 관심이고 존 켈리 비서실장의 거취 문제도 주목받고 있는데, 정책적인 측면을 놓고 보자면 선거보다는 이같이 내각을 바꾸는 것이 더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워싱턴 포스트>는 6일 중간선거가 끝나고 나면 트럼프 정부 내각의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교체설이 끊이지 않던 매티스 장관은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북미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점도 변수다. 고위급 회담이 중간선거 이후 북미 협상의 향방을 가늠할 첫 번째 접촉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으나, 외교가에서는 대체로 회담 연기가 중간선거와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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