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발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기업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기업의 안전관리책임강화법’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여야 국회의원 10명과 함께 대표발의한 ‘기업의 안전관리책임강화법’의 주요 내용을 보면 '법인이나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에게 사업장이나 공중이용시설 등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또, 안전조치의무를 소홀히 해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과 3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동영 대표는 6일 "대한민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거듭났지만, 지난해 산업재해로 2,000여명이 사망하는 등 OECD 산재사망 1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가 위험사회에서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영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의 선진국처럼 ‘기업의 안전관리책임강화법’을 제정해 기업과 사업주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기위해 법안발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동영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주요 안전사고에 대한 기업의 사업주·경영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아래 표 참고)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고로 40명이 사망했지만, 해당 업체 대표는 집행유예 1년, 벌금 2000만원을 내는데 그쳤으며, 2011년에는 이마트 탄현점에서 노동자 4명이 질식사고로 숨졌지만 이마트 법인과 지점장은 각각 벌금 100만원을 내는데 그쳤다.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에서 발생한 체육관 붕괴사고로 10명이 사망하고 204명이 부상당했지만, 해당 건설사와 리조트대표는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으며, 리조트 사업본부장만 금고 1년 6월을 선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에는 또,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기업이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감독을 게을리 한 경우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정동영 대표는 “전 세계에서 산재 발생률이 가장 낮은 영국은 2007년 ‘기업과실치사 및 기업살인법’을 제정한 이후 각종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감소하고, 기업의 안전문화가 대폭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우리나라도 영국 수준의 ‘기업의 안전관리책임강화법’을 제정해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와 사회경제적 약자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안 발의에는 김광수, 김종회, 유성엽, 황주홍(이상 민주평화당)을 비롯해 강창일, 노웅래(더불어민주당), 박주현, 장정숙, 주승용(이상 바른미래당), 심상정(정의당) 등 여야 4당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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