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한 가운데, 한국은 이 제재로부터 예외 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5일 0시(현지 시각)를 기준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를 비롯한 경제‧금융 제재를 전면 복원했다. 이에 따라 이란산 원유와 천연가스, 석유화학제품 등을 수입하는 기업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과 지난 2일 이란 제재와 관련한 기사를 통해 한국이 제재 예외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미국 정부는 일본과 인도, 한국 등 8개국에 대해 한시적으로 이란 원유를 수입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예외국 명단에 한국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 정부의 고위 관리를 인용, 한국과 인도, 중국, 일본 등 이란산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들이 예외국에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국 입장에서는 당장 이란과 무역이 어려워지는 등의 우려했던 상황은 맞닥뜨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한국이 예외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이란산 석유 수입이 막힐 경우,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란산 석유 수입과 대(對) 이란 수출이 연계돼있는 이유는 국내 은행의 원화 결제 계좌로 교역을 하고 있는 이란과 한국의 무역 결제 대금 시스템 때문이다.
이란은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원화를 한국 은행의 원화 결제 계좌에 쌓아 둔다. 그리고 한국 기업이 이란에 제품을 수출하면 한국 기업은 이 결제 계좌에서 원화로 대금을 받아간다. 결국 한국이 원유를 수입해야 한국 기업이 수출 대금을 받아갈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제재 예외국 조치로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이란과 무역에서 일정 부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입에 대해서만 제재 예외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또 이 제재 예외 시한이 6개월이라는 점, 원유 수입량을 지속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점 등도 불안 요소로 꼽히고 있다.
다만 국내에 도입되는 이란산 원유가 시중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한국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간다는 것에는 대체적으로 일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2017년 1억 4787만 배럴로 전년 대비 32.1% 증가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다음으로 많은 양이며 전체 원유 수입의 13.2%를 차지한다. 특히 콘덴세이트의 경우 이란산이 전체 수입량의 54%를 차지한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7일 금·귀금속, 흑연, 석탄, 자동차, 상용기·부품·서비스 수출 등의 분야에서 이란과 거래한 기업·개인을 제재하는 1단계 제재를 시행한 이후 석 달 만에 원유, 천연가스, 석유화학 제품, 항만 운영·에너지·선박·조선 거래,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 등을 제한하는 2단계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 정부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5년 7월 미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합의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와 관련, 이란이 핵프로그램 감축이라는 합의 조건을 어겼다며 지난 5월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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