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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찬조연설의 힘! 선거에 미칠 영향은?

[대선 SNS 풍향계]<4> 18대 대선의 새흐름, '공감' 찬조연설

지난 9월6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빌 클린턴은 감동적인 버락 오바마 지지연설을 했다. 많은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를 재건시킨 탁월한 지도자로 기억되고 있는 클린턴의 지지연설은 오랫동안 회자되면서 오바마의 당선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600만 건이 넘는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한 그의 연설은 "문제는 경제야"를 "문제는 산수야"로 치환시킨 재치로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미국 정치에서 연설의 힘은 '하나의 신화'처럼 인식된 지 오래다. 오바마도 풋내기 시절인 2004년 전당대회 지지연설로 일약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거슬러 올라가 그리스-로마시대에 정치란 연설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국에도 탁월한 연설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후보가 아닌 지지자의 방송 찬조연설을 흥미롭게 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보통은 좋은 말만 잔뜩 쏟아내는 정말 지루한 퍼포먼스 그 자체였다.

그런데 윤여준, 정혜신, 이은미 씨 등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방송 찬조연설이 약간 단조로워진 18대 대선의 새로운 문화로 떠오르면서 유튜브 등 SNS 채널에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윤여준 유튜브 조회수 50만 건 기록...정혜신, 이은미도 10만 건 넘어

그 가운데서도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의 찬조연설은 꽤 폭발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보수의 대표적 책사가 펼쳐낸 연설의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윤여준 위원장은 문재인 후보를 처음 만난 2시간 동안의 대화를 회고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문 후보는 처음 마주 앉은 사람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열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지도자였다"고 회상했다. 윤 위원장은 자신은 민주화 운동의 반대편에 있던 보수주의자로서 마음의 빚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뒤 문재인 후보는 보수주의자인 자신이 봐도 미덕이 많은 지도자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유력한 두 후보 중 문 후보가 민주주의를 더 잘 실천할 후보이며, 국민 통합을 더 잘 이뤄낼 지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담백하고 분명하며 간결한 언어로 문재인을 지지했다.

보수주의자인 윤 위원장의 이런 '새로운 언어'는 전략가 윤여준이 아닌 인간 윤여준을 만나게 했고 찬조연설로는 정말 놀랍게도 유튜브 조회수 50만 건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의 찬조연설 SNS 버즈량도 5만8000건을 기록해 박근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의 뒤를 이어 인물 버즈량 4위를 차지했다.

ⓒ유승찬

진중권 교수는 "윤여준은 보수주의자마저 설득하는 문재인의 대통합 정신을 얘기했죠. 그것이 이 시대정신입니다. 반면, 강만희는 "안철수는 간신, 죽여버려야", "박근혜 안 되면 할복해야"와 같은 막말로 군사정권의 후예를 아예 무신정권 시대로 돌려놨습니다"라는 트윗으로 일갈했다.

윤여준 위원장의 찬조연설이 담백한 설득이었다면 정혜신 박사의 찬조연설은 비장한 슬픔이었다. 슬픈 드라마를 볼 때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쌍용자동차 '와락'으로부터 시작한 그의 연설은 특유의 진정성과 절박함으로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문재인 후보를 과도하게 칭찬하거나 추켜세우는 대신 그의 공감 능력을 높이 샀다.

문재인 후보가 와락센터를 방문했을 때, 어머니들의 얘기를 들으며 함께 눈물을 흘렸던 공감 능력이야말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리더십이라는 얘기였다.

"문 후보가 9월 와락센터에 와서 해고노동자 아내들을 만나 '내가 여러분의 고통을 다 안고 가겠다. 여러분께서는 다 풀고 치유하시라'고 했다. 이게 바로 공감입니다."

후보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한 공감 스토리 확산

정 박사는 "사람의 마음을 공감하는 일은 치유가 절박한 시대를 이끌어야 할 리더에게 필수적인 자질"이라며 문 후보 지지 이유를 밝혔다. 정혜신 박사의 찬조연설은 유튜브에서 12만5000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SNS 버즈량도 1만8000건을 기록했다. 정혜신 박사가 그간 해온 집단치유 과정을 바탕으로 정권교체의 간절함을 생생하게 표현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13일에 있었던 가수 이은미 씨의 솔직한 찬조연설도 11만 건 이상 조회됐다. 이은미 씨는 "같이 소주 한 잔 하자"던 약속을 잊지 않은 문재인 후보의 진심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노동자 김성연 씨, 연출가 이윤택 씨의 찬조연설도 수만 건의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며 찬조연설 문화의 대중화에 힘을 보탰다.

반면 박근혜 후보의 찬조연설은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제2차 연평해전 미망인 김한나씨의 연설이 유튜브에서 3000여 건 조회됐고, SNS에서는 900여 건의 버즈량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박 후보의 성심여중 동창생인 박봉선 씨의 찬조연설이 유튜브에서 9000여 건 조회됐고, 김중태 새누리당 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의 찬조연설은 유튜브 검색이 어려웠고 SNS 버즈량만 약 7000여 건을 기록했다. 정몽준 의원이나 인요한 부위원장의 찬조연설도 기대만큼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재오 의원이 14일 밤에 한 찬조연설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하다.

여야의 승패를 떠나 18대 대선에서 새로운 찬조연설이 관심을 끈 것은 매우 긍정적인 선거문화라고 할 수 있다. 후보에 대한 뻔한 칭찬이나 과장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할 뿐 아니라 심지어 냉소를 받을 수도 있다. 디지털 시대에 후보자에 대한 정보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이 공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솔직하면서도 구체적인 이야기가 유권자들에게 소구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윤여준, 정혜신, 이은미가 보여준 찬조연설의 공통점은 후보가 아니라 자신으로부터 이야기를 풀어갔다는 점이다. 또 후보의 장점을 아주 구체적인 계기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했다는 점이다.

찬조연설이 대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없지만, 찬조연설만 놓고 본다면 문재인 후보의 완승이라 할 만하다.

클린턴 지지연설의 핵심은 쉬운 언어와 보편적인 가치

9월6일 행한 빌 클린턴의 감동적인 오바마 지지연설문을 보면 쉬운 언어로 보편적인 가치를 얘기한다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윤여준 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이 인기를 끈 이유도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전 후보의 출마선언문도 그렇듯 새로운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번 18대 대선을 통해 대통령 선거 연설 문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마치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 그대로 써도 될 만큼의 보편적인 이야기, 구체적이고 단순한 비교, 쉬운 언어들로 구성된 빌 클린턴 지지연설 한 부분을 인용한다.

"우리 민주당원들은 미국에 더 강한 중산층, 그리고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진짜 기회가 있어야 하며, 더불어 이러한 미래를 향한 명확한 초점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또한 성장을 촉진하고 그 열매가 고르게 분배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함께 해야 미국이 더 잘 돌아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는 하나다"라는 생각이 "너 혼자 알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더 나은 철학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누가 맞습니까? 글쎄요. 1961년 이래로 공화당은 28년간 집권했었고, 민주당은 24년간 집권했었습니다. 이 52년 동안 우리 경제는 66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점수는 어떨까요? 공화당은 2400만개, 민주당은 4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기회의 공정성을 높이고, 저소득층의 경제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도덕적으로도 옳고 경제에도 좋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왜냐하면 차별, 빈곤, 무지는 성장을 가로막는 반면, 교육, 인프라, 과학기술과 연구에 대한 투자는 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입니다. 또, 더 많은 좋은 일자리와 새로운 부를 우리 모두에게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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