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주에 북한의 협상 상대와 만날 것이라며 북미 고위급회담 재개를 공식화했다.
10월 31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라디오 진행자인 로라 잉그레이임과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에 대한 국제 기구 사찰과 관련 "내 카운터파트와 다음주에 논의할 내용 중 하나"라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0월 19일 멕시코 순방 중에 북한과 열흘 내로 만나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0월 말에도 북미 고위급회담에 대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으로 회담의 시일이 알려진 것이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의 누구와 언제, 어디서 만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날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고위급대화와 관련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미 외교 소식통들은 기존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였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고위급 회담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오는 6일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인 8~9일 미국 뉴욕에서 회동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양국의 협의에 대해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많은 부분을 말할 수는 없지만 3주 전에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는 미국의 사찰단이 두 가지 중요 시설을 볼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두 가지 시설이란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양국이 고위급회담을 통해 대화의 모멘텀을 다시 살려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연내 개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너무 늦기 전에 함께하게 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내년 초 거기(정상회담)에서 북핵 위협 제거를 위한 돌파구가 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이 지난해 11월 29일 이후로 약 1년 동안 중단된 현 상황에 대해 여전히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북한은) 여전히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뜻을 분명히했다"며 "우리는 북한의 약속이 이해되도록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해 '어리석은 광분'이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1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 찾아 공사 진행 상황을 살펴본 뒤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의 복리 증진과 발전을 가로막고 우리를 변화시키고 굴복시켜 보려고 악랄한 제재 책동에만 어리석게 광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나라 사정이 의연 어렵고 긴장하다"며 "모든 것이 어렵고 긴장한 오늘과 같은 시기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과 같은 방대한 창조대전에서 연속적인 성과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적대세력들에게 들씌우는 명중포화"라고 밝혔다.
그는 "시련 속에서 자기의 힘을 백배로 비축한 우리 국가가 어떻게 우리의 힘과 기술, 우리의 손으로 강대한 나라를 꾸려 나가는가를 시간의 흐름과 함께 뚜렷이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공개된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협상의 기싸움이 시작됐다는 관측과 함께, 북한이 이번 협상에서 미국에 제재 완화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제기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이 '나라가 어렵다'며 북한의 현실적인 문제를 인정한 것을 두고 내부를 달래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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