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국민연금 체제 아래에서 매달 227만원을 버는 '평균소득자'가 국민연금에 25년간 가입하면 노후에 연금으로 월 57만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평균소득의 4분의 1 정도를 노후연금으로 받는 셈이어서 국민연금만으로 최소한의 생계조차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용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소득/가입 기간별 국민연금 월 수령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윤 의원은 소득대체율은 40%로, 보험료율은 9%로 고정한 상태에서 국민연금 가입자의 소득별, 가입 기간별 연금액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25년일 경우 소득별 연금액으로 올해 현재 월 100만원 소득자는 월 41만 원을, 평균소득자(월 227만원)는 월 57만원을, 월 300만원 소득자는 월 66만원을, 최고 소득자(월 468만원)는 월 87만원을 각각 노후에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5%, 50%로 올리면 가입자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노후에 받는 연금액도 훨씬 많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테면 소득대체율을 45%로 인상하고 25년 가입했을 때 평균소득자의 연금액은 월 57만원에서 월 64만원으로 월 7만원이, 월 300만원 소득자는 월 66만원에서 월 74만원으로 월 8만원이, 최고 소득자(월 468만원)는 월 87만원에서 월 98만원으로 월 11만원이 각각 늘었다.
하지만 월 100만원 소득자는 월 41만원에서 월 46만원에서 월 5만원 느는 데 그쳤다.
이처럼 노후에 타는 국민연금액이 경제활동 기간의 소득액보다 훨씬 적은 것은 실질 소득대체율이 명목상 소득대체율보다 낮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윤 의원에 제출한 '국민연금 평균가입 기간과 실질 소득대체율'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2088년까지 앞으로 70년간 가입자의 가입 기간은 평균 18∼27년이며, 이에 따른 실질 소득대체율은 21∼24%에 머무는 것으로 추산됐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생애 전 기간 평균소득과 대비한 국민연금 수령액의 비중을 말한다. 연금급여율이라고도 한다.
이를테면 소득대체율 50%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40년 기준) 월 평균소득이 100만원이라면 은퇴 후 월 5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는 뜻이다.
소득대체율은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때 가입 기간 40년 기준 70%였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기금소진 논란에 외환위기에 따른 재정 불안론이 퍼지면서 1998년 1차 연금개편에서 60%로 떨어졌다. 이어 2007년 2차 연금개편에서 또다시 60%에서 매년 0.5%포인트씩 낮아져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까지 하락하게 돼 있다.
2018년 현재 소득대체율은 45%이다.
월평균 100만원을 벌던 국민연금 가입자가 40년 동안 꼬박 보험료를 냈다면, 애초 연금 수급연령인 65세부터 월평균 70만원을 받기로 했던 게 60만원에서 다시 40만원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이마저도 성실하게 60세까지 일하면서 40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했을 때의 일인데,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윤소하 의원은 "최근 연금개혁 논의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통해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대두하고 있지만, 노동시장 격차구조로 말미암아 소득이 높고, 가입 기간이 긴 사람일수록 연금인상액이 높은 만큼, 저소득층의 가입 기간을 늘려주는 지원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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