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당 안팎에서는 이른바 친노 그룹의 선대위 내 전진배치에 대한 비판이 끝없이 제기돼 왔다. 문재인 후보가 '용광로 선대위'를 표방했지만, 비서실 등 요직은 친노 인사들이 다 장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21일 이들이 전격적으로 선대위에서 퇴진하면서 당 안팎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은 "한 사람의 의원,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가 문재인 후보의 승리만을 위해 노둣돌이 되겠다"고 밝혔다.
친노 9인방 "이제 친노-비노를 가르는 일 더이상 없기를"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
이날 선언에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의원(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이른바 '3철'로 불려온 핵심 참모그룹 외에도 정태호 전략기획실장(전 청와대 대변인), 소문상 정무행정팀장, 윤건영 일정기획팀장 등이 참여했다.
현역 의원 중에서도 윤후덕 비서실 부실장 겸 수행단장, 박남춘 특보단 부단장, 김용익 공감2본부 부본부장이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친노 핵심 인사 가운데는 김경수 수행1팀장 정도만이 문 후보 곁을 지키기로 했다.
이들 9명은 성명을 통해 "언제부터인가 '친노'는 민주당에서조차 낙인이 돼 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귀를 막고 입을 닫고 노심초사했던 이유는 '문재인 후보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나였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어 "문 후보의 자원봉사자를 자임한 것에 불과하지만 존재 자체가 어떤 분들에게 부담이 된다면 기꺼이 물러나고자 한다"며 "회한은 침묵으로, 아쉬움은 묵묵히 흘리는 땀으로, 다 묻어버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저희들의 퇴진을 계기로 제발 더이상 친노-비노를 가르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문 후보는 원래 계파나 계보가 없는 분으로, 지지하는 국민을 빼면 기존 정치권에서 외로운 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9인방 퇴진 결정 보고 받은 문재인 "…"
친노 그룹의 '백의종군'은 최근 문재인 후보를 짓누르는 가장 큰 짐이었다. 당 내 뿐 아니라 단일화의 상대라 할 수 있는 안철수 후보(무소속)마저도 친노 그룹의 퇴진을 문 후보의 쇄신의 가름자로 규정하기도 했었다.
때문에 친노 참모 그룹은 '백의종군' 방안을 다양하게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들은 '삼철' 3인방이 선대위에서 퇴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논의 과정에서 그 범위가 확대됐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원래 소위 '삼철'(양정철, 이호철, 전해철 세 사람을 의미함)이라는 분들만 전면 퇴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었는데 논의 과정에서 이참에 후보의 핵심 참모그룹들이 모두 빠져 당의 화합과 결속에 가속도가 붙게 하는 쪽으로 하자고 가닥이 잡혀 대규모 자진사퇴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같은 결정을 보고 받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노 비서실장이 전했다.
위원장 못 찾은 '새로운 정치혁신위원회' 인선 발표
이들의 퇴진 발표가 나온 이날, 문재인 후보는 '새로운 정치혁신위원회' 구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위원장은 일단 공석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문 후보 측은 조국 서울대 교수에게 위원장직을 맡아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조 교수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위원회에는 김민영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16명의 전문가와 국회의원이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정치학회장을 지낸 양병기 청주대 교수가 고문을 맡고,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가 당분간 간사를 맡기로 했다.
그 밖에도 김종철 연세대 교수, 선학태 전남대 교수, 성경륭 한림대 교수, 소순창 건국대 교수,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 대표, 송기도 전북대 교수, 유재일 대전대 교수, 정태호 경희대 교수, 조대엽 고려대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당내 인사 가운데는 최재성, 이인영, 이언주, 장하나 의원이 참여하기로 했다.
새정치위원회 아래에는 반부패 및 권력기관 개혁을 담당할 반부패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김갑배 변호사가 위원장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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