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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교육청·영동 모 고교, 시험부정 의혹 편파적 조사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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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교육청·영동 모 고교, 시험부정 의혹 편파적 조사 ‘물의’

지난 7월, 3학년 기말고사 후 의혹제기…학교·도교육청 학생 조사조차 안해,

충북 영동의 한 고교에서 1학기 기말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시험부정 사안이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학교 측이 부적절한 조사를 벌였는가 하면 충북도교육청도 편파적 조사를 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충북 영동 A 고교에서는 지난 7월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전교생을 대상으로 1학기 기말시험을 치렀다.

하지만 시험을 마친 후인 7월9일 3학년 학생 3명은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른 1학년생들로부터 3학년 B 양이 부정행위를 하는 것을 봤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B 양의 담임인 C 교사에게 제보했다.

또한 나흘 뒤인 13일에는 이 소문을 낸 1학년생 7명들도 C 교사를 만나 “자습시간에 책상 위에 쓰는 것을 봤다”, “B 선배가 여러 차례 이상한 행동을 하니 다른 친구들에게 살펴보라고 했다. 쉬는 시간마다 이상한 행동을 해서 의심이 갔다. 쉬는 시간에 쓰는 것을 봤다”, “쓰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쓰여 있는 것을 봤고, 이것을 필통으로 가리는 것을 봤다”라는 등의 진술을 했다.


학교 측의 형식적 대응

이렇게 의혹이 제기되자 C 교사는 제보자들을 대상으로 구두조사에 이어 서면조사를 해야 함에도 부정행위 의혹을 제기한 학생들에게 문제가 불거질 경우 B 양에게 처할 상황에 대해 설명해 이들로 하여금 서면진술을 하지 않도록 했다.

이어 16일에는 증거가 충분하지 못해 부정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제보자들에게 설명했다.

학교 측은 27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개최해 ‘1학년생 3명이 B 양의 부정행위 의혹을 목격했다고 주장했으나 서면진술을 거부하고 부정행위의 물적 증거가 없으므로 부정행위로 판단해 처리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A 고교는 부정행위 사안 발생시 연구부장이 조사를 하도록 돼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부정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B 양의 담임교사에게 조사를 하도록 했으며, B 양의 담임인 C 교사는 제보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B 양이 당할 불이익 등을 설명하며 학생들을 회유해 서면조사에 응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부적절한 대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7월27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12명의 위원 중 과반수 이상 참석해야 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는데도 실제 위원은 6명만 참석시키고 4명은 대리 참석시킨 상태에서 개최, 부적정한 위원회를 개최해 그 이유에 의문이 일고 있다.

특히 C 교사는 부정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B 양의 부모와 지난 7월25일 학교가 아닌 대전에서 만난 것으로 밝혀져 그 이유에 의문이 일고 있다.

이 학교 연구부장 D 씨는 기말고사실시계획에 포함된 부정행위에 대해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도하지 않았는가 하면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해당 시험시간 감독교사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고교 내신성적의 50%가 3학년 1학기 시험으로 결정되는 것이어서 3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 B 양의 대학진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지만 반대로 사실인 경우에는이로 인해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어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었음에도 이를 정확하게 처리하지 않아 의혹만 커지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의 무사안일

A 고교의 형식적이고 소극적인 대응에 대해 도교육청은 지난 8월3일 학교를 방문해 조사를 벌였으나 학교 측의 입장만 듣고 부정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은 B 양이나 이를 제보한 학생들에 대한 조사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도교육청은 지난 9월18일 재조사를 실시했으나 이번에도 학교 측과 교사들의 입장만 듣고 정작 당사자인 학생들을 만나지 않아 일방적인 조사만 계속했다.

A 고교에 대한 조사를 담당했던 충북도교육청 E 장학관은 처음에는 “우리 부서에서는 감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을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가 재조사를 마무리 한 뒤에는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겠다”고 답변, 조사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없음을 인정했다.

E 장학관은 “학교 측은 이제 불거졌던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는데 이제 와서 다시 문제를 삼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고도 말해 자신도 조용히 넘어가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충북도교육청은 A 고교와 교사들에 대한 심사평가위원회를 개최하고 A 고교에 대해서는 ‘기관 주의’ 처분을, 교장에 대해서는 ‘경고’, 교감, 연구부장, 담임교사에 대해서는 각각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어 학교 측에 성적관리위원회를 다시 개최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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