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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족 섬' 제주? 지하수를 물 쓰듯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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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족 섬' 제주? 지하수를 물 쓰듯 하고 있다

[언론 네트워크] 물 공급 상수도-지하수로 구분...상수도 사용 1위는 호텔-지하수는 개발공사

<소리多>는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잘 끌고 갈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30편을 향해 순항하고 있습니다. 소통을 위해 글도 딱딱하지 않은 대화 형식의 입말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제주의소리>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질문을 남기시면 정성껏 취재해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제주의소리

최근 제주시 인구가 50만명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보셨을 겁니다. 인구는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상수도와 하수처리, 쓰레기, 대중교통 등 사회적 문제도 덩달아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물 얘기를 해보려합니다. 다른 사안과 달리 지하수는 마르지 않는 샘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용천수 곳곳이 자취를 감추면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도민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물은 지하수를 끌어 올려 취수장과 정수장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정수된 물은 관로를 통해 각 배수지로 보내지고 배수관로를 거쳐 가정에 공급됩니다.

이를 상수도라고 부릅니다. 상수도는 제주도 수도급수조례에 따라 가정용과 일반용, 대중탕용, 농축산용 및 산업용으로 나뉩니다. 업종에 따라 요금 단가도 차이를 보입니다.

제주도 사무위임 조례에 따라 상수도 생산과 공급 등 정수장 관리는 상하수도본부에서 하지만 급수 승인과 요금 부과는 각 행정시가 담당합니다.

그럼 상수도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을 어딜까요. 2017년 기준 서귀포시 중문동에 위치한 A호텔이 34만4106톤을 소비해 사용량이 가장 많았습니다. 수도요금은 7억9889만원이었죠.

2위는 제주시 노형동의 한 아파트로 23만3382톤을 소비해 했습니다. 상수도사용 상위 10곳 중 6곳이 대단지 아파트였습니다.

ⓒ제주의소리

요금을 기준으로 하면 제주대학교가 4억7019만원으로 2위입니다. 제주대학교병원도 4억2432만원으로 3위에 올랐습니다. 두 곳을 합치면 연간 수도요금만 10억원에 육박합니다.

올해 워터파크를 개장한 제주신화월드의 경우 7월 한달에만 4만2926톤을 사용해 7031만원의 요금을 납부했습니다. 신화월드 전체를 합치면 7월 수도요금은 총 1억1736원에 달하죠.

소방차가 사용하는 물에 대해서도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각 소방서는 신속한 화재 진압을 위해 도내 곳곳에 2256개의 소화전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소화전은 모두 상수도관에 연결돼 있습니다. 도내 4개 소방서에서 지난해 화재 진압용 751톤, 훈련용 88톤, 급수지원용 974톤을 총 3853톤을 사용했지만 요금은 0원이었습니다.

제주도 수도급수관리조례 제21조(원인자부담금의 부과대상 및 범위)에는 상수도 사용에도 불구하고 공설 소화용 급수설비에 대해서는 원인자부담금을 면제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지하수는 어떨까요. 상수도와 달리 지하수는 정수시설을 거치지 않고 관정을 이용해 직접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제주도 지하수관리 조례에 따라 지하수 개발‧이용은 생활용과 공업용, 농어업용, 먹는샘물용 등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제주의소리

2017년 12월말 기준 지하수 관정은 생활용 1432곳, 농어업용 3231곳, 공업용 148곳, 먹는샘물 제조용 7곳입니다. 허가량은 하루 기준 총 157만9000톤에 이릅니다.

지하수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입니다. 2017년 한해 사용량은 105만톤으로 지하수 사용 요금만 51억4481만원에 달합니다.

사용량 상위 10곳 중 제주공항 45만790톤(3억6567만원), 공판장 35만4768톤(1억4767만원), 모 호텔 29만7146톤(1억9374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6곳은 모두 골프장이 차지했습니다.

지하수 사용 상위 6개 골프장의 사용량은 243만3436톤으로 요금은 29억105만원입니다. 원수대금은 업종과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상수도 보다 저렴합니다.

과거에는 지하수 개발이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2015년 5월 공공상수도가 있어야 건축허가를 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조례가 개정되면서 지하수 개발과 이용은 어려워 졌습니다.

실제 1970년말~1980년초에 지어진 제주시내 제원아파트와 이도주공아파트는 지하수를 직접 취수해 사용하고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아파트는 상수도를 공급 받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전용상수도 관리자를 둬야 하고 6개월에 한 번씩 건강검진도 받아야 합니다. 물탱크도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까다로운 수질검사도 규칙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때문에 제주시 일도2동의 한 아파트의 경우 지하수 수질이 나빠져 지하수 취수를 중단하고 상수도를 공급 받는 시설공사를 한 사례도 있습니다.

ⓒ제주의소리

제주연구원이 2017년 9월 발표한 '제주지역의 가뭄 발생 특성과 중장기 대응방안'에 따르면 도내 총강수량은 연간 37억6900만톤 중 지하수 함양량은 절반인 16억7600만톤입니다.

지하수 지속이용가능량은 연간 6억4500톤으로 지하수 함양량의 38.5%입니다. 이를 1일 지속이용가능량으로 계산하면 176만톤입니다. 허가량은 1일 156만3000톤으로 88%에 육박합니다.

상수도의 경우 누수율이 높아 효율을 더욱 끌어 내리고 있습니다. 땅으로 스며들어야 할 물들이 각종 개발로 우수관과 하천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면서 지하수 수위도 내려가고 있죠.

대규모 골프장 허가와 각종 난개발로 지하수는 이제 현 시대를 살아가는 도민들에게 물 부족과 물 관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까지 더해지면서 매장량 예측도 어려워졌죠.

인구는 늘고 물 공급 요구는 덩달아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실태조사와 관리계획 마련이 절실합니다. 물을 물 쓰듯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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