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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추락 '검은 목요일', '퍼펙트 스톰' 전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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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추락 '검은 목요일', '퍼펙트 스톰' 전조인가?

[분석]환율 급등, 내대외 여건 불확실성 가중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3%가 넘게 급락한 뒤 11일 국내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붕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다가오고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가 금융시장에 선반영되는 사건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최근 거론되는 한국 경제의 '퍼펙트 스톰'은 대처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악재들로 인한 경제위기를 뜻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미 금리 격차가 외국 자본 유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수출 둔화와 경상수지 흑자 감소 등으로 금융시장을 떠받치는 펀더멘털까지 악화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는 경고다.


▲ 11일 금융시장은 개장부터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검은 목요일'을 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성장률 전망치 계속 하향 조정, 내년은 더 나빠


코스피 지수의 흐름만 보면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날까지 8거래일까지 하락세를 보이는 코스피 지수는 전날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고 2170선까지 붕괴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 연중 최저점을 경신한 뒤 720선 붕괴 직전이다.

뉴욕증시도 간밤에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 넘게 폭락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기술주 실적 악화 보고서가 나오면서 뉴욕증시의 매도세를 촉발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170선이 무너진 코스피 지수는 그동안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2560선에서 한참 떨어진 수준이다.

'퍼펙트 스톰'을 경고하는 단 하나의 지표를 꼽는다면 환율인데, 환율의 움직임도 우려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급등하며 1140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4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10일(1143.0원) 이후 처음이다. 거의 1년 만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신흥시장 중 펀더멘털이 강하다는 원화마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의 급락세와 환율 급등을 '퍼펙트 스톰'의 전조증상으로 우려하는 이유에 대해 "사실 왜 이렇게 이 시점에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짚기도 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도 악재로 거론되고 있지만, 대부분 오래 전부터 알려진 악재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이 시점에 작동하는 악재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진짜 악재는 '불확실성 가중'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실물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에 보듯, 한국 경제를 둘러싼 내외적 여건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IMF는 지난 9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낮추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9%에서 2.6%로 더 크게 낮췄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낮췄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역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내년 전망치를 2.9%에서 2.8%로 낮췄다.

한국은행도 오는 18일 금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와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된 데다 그동안 경제를 지탱했던 수출마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지난 7월 2.9%로 낮춘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 연내 한은이 최소한 1차례는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대두되면서 15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 등 경제 불안 요인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12일 발표될 '9월 고용동향'도 더욱 악화된 고용지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9월 신규 취업자 증가 폭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예상대로 신규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닥쳤을 때 이후 8년8개월 만이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연말까지는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해온 정부는 고용지표가 계속 나빠지는 등 저조한 경제 성적표에 당황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 문제조차 질 낮은 단기적 일자리 창출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한국 경제의 근본적 위기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상실이라는 구조적 원인에서 기인하고 있고, 세계 경제도 내년부터는 침체기로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정부의 단기적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퍼펙트 스톰'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인지 예의주시할 때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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