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제주 해군기지에서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와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 일부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면서 일대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이번 관함식의 핵심 행사인 해상사열과 맞물려 이를 반대하는 선전전이 벌어질 예정이어서 자칫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
해군은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제주 해군기지와 남방해역 일대에서 국제관함식을 개최한다. 관함식은 전세계 40여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해상사열,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 부대 및 함정 공개, 기념공연, 불꽃축제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행사 둘째날인 11일에는 해상사열이 진행된다. 해상사열은 국가통수권자가 군함의 전투태세를 검열하는 의식으로, 올해 관함식에는 우리 해군을 포함해 미국의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과 러시아 바랴그함, 호주 멜버른함, 인도네시아 범선 비마수치함 등 13개국의 함정과 항공기가 참여한다.
그러나 이번 행사를 '역대 최대 규모의 관함식'이라고 소개하며 한껏 고무된 해군과는 달리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발의 목소리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군세를 과시하는 관함식 행사가 한반도 평화 무드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행사를 유치하는 단계에서부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해 그러지 않아도 해군기지 건설 강행에 다른 극심한 찬반 갈등을 겪어온 강정마을 주민들 사이에 또다시 분열을 조장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시민사회단체 '국제 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는 10일과 11일 이틀간 1박2일의 일정으로 제주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국제관함식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는다.
10일 오후 3시 집결해 저녁 시간에 평화문화제를 갖고, 이튿날인 11일 오전에는 평화백배, 기지 앞 선전전, 기자회견, 인간 띠 잇기 등의 행사를 통해 국제관함식 행사의 부당성을 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관함식을 주최하는 해군에서는 이번 행사가 평화를 지향하고 강정마을의 상처를 보듬고 상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으나, 실상은 남북평화시대에 역행하는 군사력 과시의 장에 불과하다"며 거센 저항의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9일에는 재단법인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가 성명서를 통해 "제주가 지난 세월의 고통을 딛고 일어나 참된 평화의 섬이 되려면, 군사력이 제주도를 지배해서는 안된다"며 관함식 행사를 반대했으며, 10일에는 국제평화활동가 435인의 명의로 "국제관함식은 세계평화의 섬을 선포한 제주 미래 비전을 훼손하고 위협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하는는 등 각 계의 반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밖에도 미 해군 핵 항공모함의 위험성을 알리는 제주지역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관함식 행사를 앞두고 진행된 반대 집회에서의 사찰·불법채증 의혹 등이 불거지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해군은 지역경찰 등과 연계해 해군기지 정문 앞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행사장 경호 연습 등을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관계자는 "10년 만에 우리나라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국민들의 성원과 관심 속에서 세계평화와 참가 국가 간의 우의를 증진하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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