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BMW 등 수입자동차와 국산 자동차의 잦은 리콜로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정감사에서 제작사들의 차량결함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질타가 나왔다.
10일 국회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 상록을)은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한 2018국정감사에서 “쌍용차는 지난해 5월, 브레이크 소음이 발생한 G4 렉스턴 일부 차량을 비밀유지 조건 하에 교환해줬다”며 “당시 쌍용차가 제시한 합의문에는 ‘을(차량 소유자)은 어떠한 경우에도 합의서 체결 사실을 제3자(언론, 정부기관, 인터넷 등)에 공개하거나 제공하여서는 아니되며, 이를 어길 경우 민‧형사상 일체의 책임을 진다’는 비밀유지 문구가 들어 있었다”고 공개했다.
이어 “쌍용차는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합의문 작성 경위에 대해 ‘해당 문제는 브레이크 패드 소음으로,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고객별 감성적 차이에 따른 소음 불편 사항이며 일부 블랙 컨슈머들이 언론 등에 신차에 대한 악의적 내용 유포를 빌미로 과도한 사항을 요구해 부득이 합의서 작성을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며 “그러나 당시 쌍용차에서 합의서를 제시한 시점은 결함에 대한 개선 방안조차 나오지 않은 때여서 결국 소음 결함 사실을 은폐고자 하는 목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현행 자동차관리법에는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는 경우’ 리콜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조건을 제조사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며 “지난 2012년 제네시스 브레이크에서 스펀지 현상과 함께 제동시 차량쏠림현상이 발생, 안전과 관련된 문제였음에도 결함 발생 직후 비공개 무상수리가 진행됐다. 현대차는 이 현상을 경고등 점등으로 운전자가 사전에 인지할 수 있어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실사례를 들었다.
김 의원은 “차량결함이 출고 직후 나타나기도 하지만 운행거리가 길어짐에 따라 뒤늦게 나타날 수도 있는데 안전과 관련이 없다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느냐. 특히 올해 발생한 BMW 사태의 경우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인 EGR이 안전과 관련이 없다고 보고 안일하게 대응한 결과 연이은 화재사건으로 이어졌다”며 “제조사들이 결함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안전사고는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국토부가 리콜조건을 미국 수준으로 구체화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것 역시 모호한 만큼 조향장치, 제동장치, 에어백 등 직접적으로 안전과 관계된 부분의 결함은 반드시 리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지난 2015년 GM 매그너스 차체 부식 결함 조사 당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법률자문을 거쳐 GM사의 허위자료 제출에 대해 자동차관리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를 건의했음에도 국토부는 부과하지 않았다. 제조사의 자료제출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규정이 신설된다 하더라도 엄격하게 처분하지 않는다면 유명무실한 규정이 될 것”이라며 “향후 제조사의 결함 조사를 위한 자료제출에 대해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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