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송영선 전 의원의 대선 자금 모금 의혹과 관련해 "어떤 비리나 부정이 발생할 수는 있는데 그걸 녹취해서 보도를 한다든지 이런 모습은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된다"며 녹취록을 보도한 언론사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새누리당이 녹취록을 토대로 "당 발전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고 당의 위신을 훼손한 행위"로 판단해 송 전 의원 제명을 해 놓고, 이를 보도한 언론사 탓을 하는 모양새다. 안 위원장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예를 들자면 그런 것은 수사 기관에 신고가 된다든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 수사가 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앞서 송 전 의원이 강남의 한 기업가에게 "12월 대선 때 (지역구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표) 6만 표를 얻으려면 1억5000만 원이 필요하다. (나를 도와주면) 투자할 수 있는 게, 남양주 그린벨트가 있다"고 말했다는 녹취록 내용을 보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송 전 의원은 핵심 실세를 거론하며 "내가 (박 후보의 핵심 측근인) ㄴ의원에게 2~3억 원만 갖다줬어도 (대구에서) 공천을 받았을 텐데, 돈을 안 줘서 남양주갑 공천을 받았다"는 말도 했다.
안 위원장은 또 "제가 당 사정을 잘 모른다만 그 분이 그렇게 (대선자금을 모으는) 역할을 한 분은 아니라고 주변에서 그러더라"며 "사석에서 온갖 이야기한 것을 마치 사실이 진실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좀 선정적인 위험이 있다"고 사건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송 전 의원이 핵심 측근에게 "2~3억 원만 갖다 줬어도"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 안 위원장은 "비례대표 의원은 당선이 유력한 지역구에는 공천을 절대 안 주게끔 당 방침이 돼 있었다. 그런데 마치 대구 지역구에 돈을 주면 되는 것처럼 이야기가 나와 있는데 당하고는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라며 "본인의 말뿐인데, 그게 마치 진짜처럼 보여지는 게 좀 녹취가 위험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예방 점검을 할 것이다. (새누리당의) 쇄신이 발족 전에 있다. 그걸로 변명할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예방 점검 활동도 하고 당 윤리위원회에도 확실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를 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최근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선관위에 의해 고발당한 박근혜 후보의 최측근 홍사덕 전 의원이나 송 전 의원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와 관련해 안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가 판단할 문제지만, (박 후보가) 사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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