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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과거사 블랙홀'…"인혁당 사과? 나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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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과거사 블랙홀'…"인혁당 사과? 나는 몰랐다"

새누리 '인혁당 발언 사과' 논평 내자 朴, 즉각 부인

새누리당이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사건은 판결이 두개"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정작 박 후보 측은 사과를 한 적이 없다고 밝히는 촌극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며 "(박 후보의) 역사 관련 발언이 미흡하다는 여론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박 후보도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유신체제에 그늘이 있었고, 당시 민주주의가 위축됐던 사실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작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당 대변인이 사과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박 후보와 함께 새누리당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워크샵에 참석한 이상일 대변인은 현장에서 "행사가 끝난 뒤 (홍일표 대변인의 사과 관련) 기사를 보여드렸다.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박 후보는 '홍 대변인과 얘기 나눈 적 없어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홍 대변인) 개인 견해인지 몰라도 후보와 전혀 얘기가 안 된 상황에서 나온 브리핑이다. 후보는 전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당이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파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설익은 '사과문'을 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또 이같은 '촌극'은 명백한 대법원 판결로 '사법 살인'이었음이 밝혀진 사건을 두고 "판결이 두개다",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박 후보가 당장 사과할 계획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취재진 보자마자 "오늘은 인터뷰 없습니다"

▲ 박근혜 후보가 12일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뉴시스
박 후보는 이날 공식 일정 일부를 취소하는 등 '침묵 모드'를 유지했다.

박 후보는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앞서 기자를 보자마자 "오늘은 인터뷰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행사 후 나오는 길에서도 "인혁당 사건 유가족들이 당사 앞에 항의하러 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안철수 교수가 출마를 시사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후보는 "오늘은 좀..."이라며 말을 아꼈다.

질문을 하려는 기자들을 저지하는 등 경호도 한층 강화됐다. 평소 이동 중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피하지 않던 것과 비교하면 이날 박 후보의 반응은 다소 예민해보였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소속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도 불참했다. 많은 취재진이 회의에 앞서 박 후보에게 인혁당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지만, 박 후보는 회의 예정 시각 15분이 지나서야 보좌관을 통해 "급작스런 비공개 일정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박 후보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4·11총선 당시 제시했던 총선공약 가운데 세법 개정안이 다수 상정될 예정이어서 더욱 주목을 모았었다. 일각에서는 회의 불참 이유와 관련해 "인혁당 논란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박 후보와 함께 기재위에 소속된 최경환 비서실장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지난 10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인혁당 사건에 "두 개의 판결이 있다"며 인혁당 사건 관계자에 무죄 판결을 선고한 2007년 재심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박 후보 측은 전날 "대법원 판결은 존중한다"고 촌평을 내 놓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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