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총학생회가 학생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댓글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단과대 학생회장들이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등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부산대 16개 단과대학 회장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 1일 오후 긴급 임시회의를 소집해 총학생회가 부적절한 방식으로 학생 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시도한 상황이 학생들의 기본적 권리에 대한 중대한 피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며 진상조사를 착수한다고 2일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30일 부산대 학생 커뮤니티인 '마이피누(MYPNU)'에서 부산대 50대 총학생회 '위잉위잉'이 "최근 관리·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이 사이트에 있던 학생회 소통 게시판을 자체 홈페이지로 이전한다"며 앞으로 총학생회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총학생회의 글을 비판하는 글이 달리자 총학생회 운영진 1명이 신분을 감춘 채 비판적인 회원을 비꼬는 댓글을 달았다가 학생들에게 정체가 탄로 났다.
또 다른 운영진은 일반 학생인 척하며 학생회에 비판적인 여론을 돌리려는 글을 올렸다가 역시 정체가 탄로 나면서 총학생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게시하기에 이르렀다.
총학생회장은 "저는 특정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여론조작행위를 지시한 적이 없다. 정말 조작을 하려 했다면 5명이 아닌 몇십 개의 아이디를 사용하였을 것이다"며 "만약 총학생회를 옹호하는 글을 썼다면 옹호하는 것이 그 학생들의 의견인 것이다. 총학생회는 여론조작을 시도한 적이 전혀 없으며 총학생회 구성원으로 추정되는 5명이 글을 쓴 것 또한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총학생회에서 관리를 할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산대 학생 커뮤니티 '마이피누'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작성된 글, 댓글의 IP주소를 확인한 결과 총 10개의 아이디가 총학생회 운영진으로 옹호적인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했다.
마이피누는 "학생회 계정이 아닌 여러 아이디로 총학생회에 관한 글이나 댓글이 작성된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여론 조작에 대한 의도가 있었던 것이 명백하다"며 "여론 조작에 사용된 다수 아이디와 위잉위잉 총학생회 학생회 계정을 영구정지 처리하고 학생회 소식&소통 게시판에서 위잉위잉 총학생회를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결국 일련의 상황들을 지켜보던 학생들의 원성에 중앙운영위원회는 진상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혔으나 일부 학생들은 총학생회 운영진에 대한 징계는 물론 업무정지, 피선거권 박탈 등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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