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친구 사이인 정 위원과 안 교수 측 금태섭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얘기를 나눴다는 건데, 뭐 그런 얘기 했는지, 저는 잘 몰랐다. 그런 보도가 나오니까"라고 말했다. 사적으로 나눈 대화이기 때문에 당이나 자신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 정준길 공보위원 ⓒ프레시안(최형락) |
정 위원은 2002년 산업은행의 벤처기업 투자 비리를 수사해 당시 산업은행 강성삼 벤처투자팀장을 구속시켰던 전력이 있다. 실제로 정 위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산업은행, 강모 팀장, 뇌물, (내가) 이런 말을 했다고 금 변호사가 그랬느냐? 그런 취지의 말을 한 것은 맞다"고 말했었다.
강 전 팀장 사건을 수사한 검사 출신 인사가 "안 교수가 강 전 팀장에게 뇌물을 준 의혹이 있다"는 취지로 금 변호사에게 말한 것은 금 변호사 입장에서 엄청난 협박으로 들릴 수 있다. 이 사실을 모를리 없는 정 위원이 금 변호사에게 "친구에게 시중에 떠도는 말을 한 것"이라고 한 해명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정 위원은 금 변호사에게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는 취지의 말까지 했다. "사정 기관이 안 교수를 조사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정 위원은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그는 "내가 2002년, 서울지검 특수3부 시절 (산업은행의 벤처 투자 비리가 불거진) 패스21사건을 수사할 때 실무 검사였기 때문에 안 원장의 BW 발행 문제 등을 잘 알 것으로 금 변호사가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정치권에서는 정 위원이 안 교수에 대한 '네거티브 담당'으로 발탁됐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실제로 공보위원 중 검사 출신은 정 위원이 유일하다. 정 위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독 안 원장 관련 의혹들을 부풀리는 듯한 멘션들을 꾸준히 내보냈었다.
앞뒤 정황으로 보면 정 위원의 '역할'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는 "개인적으로 한 얘기", "압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박 후보가 이번 일의 개입 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보게 될 것 같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정 위원은 지난 2003년 새누리당의 '차떼기' 대선자금 수사 당시 중수부 검사로 있었다. 수사 '실무 라인'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후 검복을 벗고 대기업인 CJ의 경영지원실 임원으로 근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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