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시가 태백산 천제에 앞서 오는 10월 2일 부대행사로 개최하는 ‘신라 일성왕 천제 행차 재현’ 행사 예산이 본 행사보다 4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태백시에 따르면 ‘신라 일성왕 천제 행차 재현’ 행사는 삼국사기 신라본기(新羅本紀)에 ‘일성왕이 친히 북순해 태백산에서 제를 지냈다’는 기록을 토대로 태백시가 육성하고 있는 시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지난 2016년부터 시작했다.
태백시는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2016년 첫해에 일성왕 맞이와 고천문 낭독, 장검무‧풍물 등 거리공연을 진행했다.
또 이듬해인 2017년에는 칠선녀무와 독무, 진상 및 환영 퍼포먼스, 파발마 퍼포먼스까지 추가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3회째를 맞는 올해는 행렬구간 적소에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하고, 해설사를 배치해 관람객들이 보는 행사에서 적극 참여하는 행사로 짜임새 있게 진행키로 하고 예산 8000만 원을 배정했다.
내달 2일 오후 2시 태백역에서 시작되는 신라 일성왕의 천제 행차 재현은 중앙로와 1주공을 거쳐 태백시청에 도착하는 가운데 중앙로 구간의 황지연못에서는 일성왕 맞이, 칠선녀무, 장검무가 부대행사로 진행된다.
신라 일성왕 행차 행사에는 217명의 인력(일반배역 153명, 악사 42명, 칠선녀 등)이 동원되고 8마리의 말과 고증을 거친 신라시대 복식을 재현한 의상을 갖추고 2시간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반면 삼한시대부터 행해진 태백산 천제행사는 10월 3일 오전 11시 해발 1567미터 태백산 천제단에서 28명의 수기를 든 깃발과 7선녀를 비롯해 총 220명의 인력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백산 천제 행사에 필요한 다양한 제수를 준비해야 하고 제례는 풍물을 올리며 영신굿, 소지례 등 총 14식순으로 진행되는 등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민족의 천제의식이다.
특히 이번 태백산 천네 행사는 국악인이며 인간무형문화재로 알려진 피리 명인 김관희 선생의 피리 반주에 맞춰 동래 학춤 명인으로 알려진 박소산 선생이 남북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학춤의 날갯짓도 펼칠 예정이다.
매년 10월 3일 태백문화원이 주관해 개최하는 태백산 천제행사는 태백시가 매년 2000만 원을 보조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나 예산이 부족해 문화원 회원들의 후원회비로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태백문화원장 K씨는 “태백산 천제는 삼국사기에 기록이 되어 있는 국가무형문화유산”이라며 “태백시가 주도하는 일성왕 행차 행사는 태백산 천제 행사예산보다 4배나 많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 A씨는 “만약 태백시가 태백산 천제 행사를 주도한다면 2000만 원보다 훨씬 많은 예산으로 진행했을 것”이라며 “관에서 주도하는 부대행사는 본행사의 4배나 많은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에 태백시 관계자는 “태백산 천제와 연계한 신라 일성왕 행차 재현 행사는 지역의 역사성 및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문화콘텐츠이자 태백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관광자원”이라며 “선덕여왕 행차 등의 예산은 10억 원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일성왕 행사 예산은 아주 적은 예산”이라고 말했다.
또 “태백산 천제 행사는 도비를 지원받아 하기 때문에 예산지원에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라며 “축제를 전담하는 문화재단이 설치되면 향후 행사는 문화재단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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