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지 못한 경선' 논란은 여전히 비문(非文)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거칠게 제기되고 있지만, 후보들이 직접 나온 방송 토론은 이런 논란은 전혀 모르는 듯 '점잖게' 진행됐다.
문재인 "아내 김정숙, 무섭기도 하다"
제주와 울산에 이어 이날 강원지역 경선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초반 3연승을 기록한 문재인 후보만이 마무리 발언에서 "좋은 경선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참 마음대로 안 된다"며 "정치가 제 마음 같지 않다"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을 뿐이었다.
문 후보는 압도적 1위 후보 답게 여유로웠지만 상대 후보들의 과거와 현재를 놓고 공세를 펼쳤다. 문 후보는 손학규 후보에게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수도권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반대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정세균 후보에게는 "전두환 정부의 과외 금지 정책이 위헌 판결을 받았는데 사교육금지 공약이 위헌 시비는 없냐", "기회균등법이 그 취지는 좋으나 학력에 따른 합리적 차별은 필요하지 않냐"고 따져 물었다.
이같은 정책 검증과 함께 문 후보는 스스로를 홍보하는 '자화자찬' 코너에서 부인 김정숙 씨와의 애정을 뽐내는 동영상을 내놓기도 했다. '사랑하는 것이 기본이겠으나 혹시 무서운 것은 아니냐'는 사회자의 농담섞인 질문에 문 후보는 "무섭기도 하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제 가치관을 아내나 아이들에게 따라달라고 하고, 아내나 아이들은 평범한 가족의 행복을 바라니 그럴 때 무섭다"고 덧붙였다.
손학규 "주권국가 대통령의 영토 방문은 당연하지만 국가 이익 깊게 보고 해야"
손학규 후보는 자신의 홍보 시간을 통해 고(故) 조영래 변호사, 고(故) 김근태 의원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민주화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피력했다.
또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균형발전이나 지방분권을 반대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경기도지사로 경기도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무조건 규제를 풀자는 것도, 수도권에만 모든 것을 모으자는 것도 아니었고 세종시는 당시에도 찬성했었다"고 해명했다.
손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관련해 "주권국가의 대통령이 자기네 영토를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대통령의 처신은 국가 이익을 장단기로 깊게 보고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28일 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문화방송 <100분 토론>에 앞서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후보가 화장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김두관 후보는 문재인 후보의 원자력 정책을 거론하며 "2060년에 탈원전을 하겠다면서 핵발전소는 현행 21개에서 26개로 늘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탈원전을 말하면서 원전 수출에는 동의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또 김 후보는 최근의 컨텍터스 폭력 사태를 염두에 둔 듯 "루즈벨트 대통령은 1936년 GM 노동자들의 파업 때 주방위군을 파견해 노동자를 보호했는데, 대한민국은 최근까지도 구사대가 노동자를 탄압하는데 경찰은 강 건너 불 구경"이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경쟁은 대학 때부터 시작되어야"
정세균 후보는 '자화자찬' 코너를 통해 19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18년 2월을 상정한 가상 '대한늬우스'를 만들어 "임기 내내 80%의 지지율을 받은 정세균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 후보는 문재인 후보 측의 여러 정책 관련 질문에 "우리 사회가 너무 과도한 학력 사회로 가고 있어 너무 많은 교육을 통해 고비용 사회를 만들고 있다", "문 후보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선행학습을 금지한다는데 경쟁은 그보다 더 늦게, 대학 때부터 시작되는 것이 좋다"고 반론을 펼쳤다.
민주 대선 주자들이 닮고 싶은 대통령은?
자신의 롤 모델 혹은 멘토를 묻는 질문에는 후보별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인문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친노' 세력의 대표로 불리우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을 꼽았다. 문 후보는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공황을 극복하고 미국의 대번영 시대를 만들었는데 그 공황은 성공한 회사 경영자 출신 대통령이 시장만능주의 줄푸세 정책을 하다 불러 온 것이었고 그 위기를 극복한 루즈벨트의 정책이 경제 민주화와 복지 확대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과거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빨간 딱지'에 시달려야 했던 손학규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을 롤모델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후보도 김대중 대통령을, 김두관 후보는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을 멘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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