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꿈'인 경제개발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강력한 대북제재를 지렛대로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는 상반되는 접근법이다.
북한 전문가인 연세대 존 델러리 교수는 2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김정은은 꿈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그가 꿈을 실현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델러리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핵 개발 완료 선언과 함께 기존의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경제건설 총력'으로 전략적 노선을 전환한 것으로 거론하며 "김정은은 위대한 경제 개혁가가 되기를 원하며 미국은 그를 도와야 한다. 그것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지속하고 궁극적으로 북한의 위협을 제거하는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델러리 교수는 김 위원장의 '경제건설 총력'에 대해 "김 위원장의 전략과 전술은 동아시아에서 익숙한 또 하나의 '전형'으로, 그것은 경제개발의 길을 설정한 '스트롱맨'(독재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이데올로기적 계보는 전후 요시다 시게루 전 일본 총리,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박정희 전 대통령, 장징궈 전 대만 총통,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 등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북한식 '개발독재'를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델러리 교수는 대북제재에 대해 "제재와 경제적 압박은 김 위원장이 대화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제재)은 추가 진전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 기업들이 북한의 경제개발에 직접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미국은 한국의 대북 경제협력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델러리 교수는 "미국은 자신의 목표(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대북 합작투자 같은 선별적 제재 중단이나 점진적 제재 해제를 통해 김 위원장의 야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델러리 교수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까"라고 자문하면서 "지금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김 위원장의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돕는 것은 그에게 그런 이유를 줄 최선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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