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또다른 전설이 생겼습니다"…백두산 정상서 피날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또다른 전설이 생겼습니다"…백두산 정상서 피날레

4.27 '도보다리' 이어 백두산 친교 담소…김정은 "북남 간 새로운 역사를"

평양 방문 마지막 날인 20일,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와 함께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랐다. 대화 주제는 백두산과 한라산의 아름다움에서 시작해서 두 정상이 앞으로 그려나갈 '새로운 역사'까지 이어졌다. 두 정상 부부는 앞으로 남북이 자유롭게 백두산을 오가는 모습을 그리는 담소를 도란도란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4.27 정상회담 당시 '도보 다리' 풍경에 버금가는 장면이었다.


두 정상 부부는 이날 자동차를 타고 장군봉에 도착했다. 장군봉 정상에는 두 정상 부부를 위한 의자 4개와 탁자가 마련돼 있었지만, 두 정상 부부는 곧바로 천지가 내려다 보이는 위치로 가서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말문을 연 쪽은 김정은 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자랑스러운 듯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 합니다.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갑니다. 우리는 내려갈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경이 어디입니까?"라고 묻자, 김 위원장이 국경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설명하며 "백두산에는 사계절이 다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옆에 있던 리설주 여사는 "7~8월이 제일 좋습니다. 만병초가 만발합니다"라고 거들었고, 문 대통령은 "그 만병초가 우리집 마당에도 있습니다"라고 반가워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꽃보다는 해돋이가 장관입니다"라고 백두산의 절경을 자랑했다.

▲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백두산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위원장 "분단 이후 남쪽에선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문 대통령 "이제 첫걸음"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 이렇게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문득 궁금한 듯 천지 수심 깊이를 묻기도 했다.

리설주 여사는 "
백두산에 전설이 많습니다. 용이 살다가 올라 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선녀가, 아흔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습니다"라고 했다.


'새로운 역사' 이야기가 나오자,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라고 말했다. 리 여사는 "연설
정말 감동 깊게 들었습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을 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고 반드시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어요.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 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습니다"라고 답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다음엔 한라산에 모시겠다"…리설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고 한라에서 통일 맞이"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오늘 천지에 내려가시겠습니까?"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예.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궈보고 싶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김 위원장도 웃으며 "내려가면 잘 안보여요. 여기가 제일 천지 보기 좋은 곳인데 다 같이 사진 찍으면 어떻습니까?"라고 말해 두 정상 부부가 기념 사진을 찍었다. 김 위원장은 기념 사진을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겠습니까?"라고 제안했고, 남측 수행원들이 "아이고, 무슨 말씀을"이라며 극구 사양하면서 웃음바다가 됐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기념사진을 찍은 뒤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겠습니다"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습니다"라고 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고 하자 주변은 다시 웃음바다가 됐다.

리설주 여사는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라고 했고, 김정숙 영부인은 "한라산 물 갖고 왔어요.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겁니다"라고 답했다.

두 정상 부부는 오전 9시 35분께 백두산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인 '향도역'에도 잠시 들렀었다. 4.27 판문점 선언 당시 남북 정상은 '남북 철도 연결 사업'에 대해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철도로 서울역에서 백두산으로 가는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두 정상 부부는 오전 10시 10분 케이블카를 타고 백두산 천지에 도착해 함께 주변을 산책했다.


▲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 등이 백두산 장군봉에 올라 천지를 내려다 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20일 백두산 장군봉을 방문한 뒤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연으로 내려가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영부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