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검사가 자기 이름을 걸고 공개적으로 검찰 안팎의 문제에 의견을 표명하기가 좀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최근 직무에 관한 사항에 대해 대외적으로 의견을 기고·발표할 때 검사가 소속 기관장에게 미리 신고만 하면 되도록 검사윤리강령을 개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검사윤리강령 제21조는 검사가 외부 기고·발표를 하려면 기관장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했다. 개정된 강령은 검사 개인의 자유로운 외부 발표를 보장하는 대신, 수사에 관한 사항은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을 우선 적용해 피의사실 공표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서를 달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사의 언로를 튼다는 의미에서 절차를 간소화했다"며 "수사 상황과 관련이 없는 사회적 문제에 관한 의견 표명은 좀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 조직 내부에서 발생한 이견이나 개인적 문제의식을 언론 기고나 방송출연, 기자회견 등의 방식으로 드러내는 사례가 늘어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는 발표할 내용을 상관에게 미리 알리고 허락을 받아야 하는 데다 조직문화 자체가 극도로 폐쇄적인 탓에 내부고발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검사의 공개적 문제제기가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지현 검사가 올 1월 방송 인터뷰에서 성폭력 피해를 증언한 데 이어 5월에는 안미현 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안 검사는 검사장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들에게 취재요청서를 보냈고, '사실관계를 더 확인한 뒤 승인 요청하라'는 검사장 지시를 어기고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이 때문에 안 검사를 윤리강령 위반으로 징계해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검사들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이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 논란이 됐다. 윤리강령 개정은 이런 논란을 정리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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