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예비후보가 노무현 정부의 덫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위권 후보들이 계속해서 노무현 정부의 한계를 놓고 문재인 예비후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총체적으로 성공한 정부"라고 입장을 밝힌 문 후보가 이를 방어하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문재인 후보는 2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예비경선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참여정부를 성찰하고 극복하되 참여정부 5년의 자긍심을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비록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하더라도, 민주정부 10년에 의해서 우리나라가 정상적인 국가가 됐다고 자부하며 경제도 안보도 민주정부 10년이 이명박 정부보다 훨씬 잘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문 후보는 "그런데도 5년 전 우리는 참여정부가 무능하다는 프레임에 빠져서 민주정부 10년의 자긍심을 버린 채 선거에 임했고 결과는 참담한 패배였다"며 "이제 또다시 당내 경선에서 이기는 데만 급급해서 5년 전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전에 배포한 연설문에서는 '참여정부 실패론'을 제기하고 있는 김두관, 손학규 후보를 겨냥해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대통령은 우리 당의 소중한 뿌리인데 꽃을 더 많이 피우지 못했다고, 좀 부실한 과실이 있다고 해서 뿌리를 흔들면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지만, 현장 연설에서는 이 내용이 빠졌다.
손학규 "정권 빼앗긴 책임 있는 세력이 자기 잘못 아니라 강변"
문 후보의 뒤를 이어 연단에 오른 손학규, 김두관 후보는 문재인 후보의 이같은 주장을 반박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손학규 후보는 "참여정부의 민생 실패가 530만 표 차 대선 패배를 불렀는데도 정권을 빼앗긴 책임이 있는 세력은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후보는 "정권 말 집권당이 궤멸되고 해체되는 수모까지 겪었는데 자긍심이 없어서 대선에서 졌다는 억지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후보가 말한 '자긍심'을 직접 거론하며 견제에 나선 것이다.
김두관 "내가 비판한 것은 친노가 아니라 당내 패권세력"
김두관 후보도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어떤 후보는 저보고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친노를 비판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내가 언제 친노를 비판했냐"며 "노무현 정신을 망각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당내 패권세력을 해체해야 한다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친노를 비판한 게 아니라 공천을 엉망으로 해 총선을 망친 당내 패권세력을 비판했을 뿐으로 반칙과 특권에 싸워 온 김두관이 노무현 정신의 진정한 계승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30일 18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 진출자 5명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그를 위해 민주당은 29-30일 이틀 동안 예비경선 통과자를 가리기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비경선 여론조사는 당원과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각각 2400명씩을 놓고 실시하며, 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본경선은 새달 25일 제주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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