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12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도덕성 검증보다 가치관과 역량을 확인하는데 집중됐다. 유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 이미 인사 검증을 받은 바 있다.
야당 의원들은 유 후보자가 법원 내 판사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회원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나 유 후보자는 모두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며 "특정 집단 사람이 (사법부) 자리를 다 차지한다면 사법부의 좌경화가 현실로 다가온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윤한홍 의원도 "특정 집단과 가깝다는 것 때문에 편향된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재판관들이 개인적인 정치적 소신과 견해를 갖는 것이 과연 재판에 독립성과 양심 등 이런 부분과 어긋나는지 의문"이라고 맞섰다.
이에 유 후보자는 "제가 특정 연구회에 가입했던 점을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헌법재판소장이 된다면 지금까지 살아왔듯 모든 문제에 관해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 시각에서, 관점을 좀 더 다양화할 수 있는 재판관들과 의견 모아서 충실하게 재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영장 기각률이 높은 것에 대해 유 후보자는 "영장 발부 여부는 담당 법관이 발부 요건을 심사해 결정하는 것"이라며 "담당 법관이 충분히 모든 사실 관계를 검토해 결정했으리라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유 후보자에게 낙태죄에 대한 의견을 물으며 "국가가 정말 낙태를 예방하고 생명존중을 하려면 낙태 비범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낙태죄는 모든 법적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는 징벌적 죄목"이라며 "시민과 산부인과 의사들도 낙태 수술을 전면 중단하며 헌재 판결만 기다리고 있는데 연내에 가능하다고 보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유 후보자는 "지난번에 (헌재의 낙태죄 심리관련) 변론한 적도 있어 앞으로 재판부가 새로 구성되면 가능한 한 조속하게 평의해 재판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운명 결정권을 조화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체복무제 도입과 관련해 유 후보자는 "앞으로 대체복무제 도입에 있어 기간이나 내용이 현역 복무와 등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빙자한 병역 기피를 방지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제가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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