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박주자들 "후보 검증 청문회 슬쩍 사라져"

"선수가 룰 바꾸면 안 된다더니 심판이 룰 바꾸려해"

새누리당이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을 대폭 축소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비박(非朴) 주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대통령 경선 후보로 등록한 김문수, 김태호, 안상수, 임태희 후보는 18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당에서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선수가 경기 도중 규칙을 바꾸면 안 된다더니 심판이 경기 도중 규칙을 바꾸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경선 관리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첫째, 가급적 경선이 흥행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둘째, 후보 검증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기상천외한 방식이 동원되고 있다. 셋째, 토론 주제와 참석 범위까지 제한, 후보의 자질과 정책에 대한 당원과 국민들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현재 13회로 되어있던 지역순회 합동연설회를 6회로 줄였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한 7회에 걸친 '정책토크와 타운홀 미팅'의 경우도 '토론 주제'와 '참석 범위'까지 모두 제한하고 있다. 이들은 "2007년 경선 당시 도입했던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도 슬그머니 사라졌다"며 "결국 국민들 무관심 속에 사실상 추대대회를 치르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당 선관위에게 묻겠다. '원칙' 때문에 바꿀 수 없다던 경선 룰을, 선거운동 개시를 코앞에 둔 이 시점에 바꾸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지난 달 '경선 룰' 논란 당시에는 룰을 변경 안 하다는 것이 '원칙'이고, 현재의 '경선 룰' 논란에 있어서는 룰을 변경하는 것이 '원칙'이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