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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토토 4300억 수익…합법 토토는 10만 원 초과해도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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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토토 4300억 수익…합법 토토는 10만 원 초과해도 '단속'

사감위, 합법만 규제해 불법은 '펄펄 난다'

정부의 사행산업 정책이 합법은 지나치게 규제와 단속을 펼치면서 갈수록 위축되는 반면 단속의 사각지대인 불법 사행산업은 일취월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기관에서 합법 스포츠 토토는 10만 원 한도를 초과해도 당장 영업정지와 검찰고발이 뒤따르지만 연간 수천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불법 온라인 업체는 단속 권한이 없다며 사실상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따르면 지난 7월 12일 사감위는 로또 복권과 스포츠 토토를 1회 10만 원 판매 한도를 어긴 판매점 11곳을 적발해 영업정지 30일 처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스포츠 토토 BI. ⓒ체육진흥투표권

또 사감위는 이보다 앞서 지난 5월 14일 스포츠 토토를 전화와 SNS 등 비대면으로 10만 원을 초과해 판매한 점주를 관할 지검에 고발했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현재 로또 복권과 스포츠 토토는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최대 한도가 10만 원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나 불법 스포츠 토토는 구매에 제한이 없고 환급성과 사행성이 훨씬 뛰어나다.

반면 경찰의 끈질긴 추적으로 최근 경찰에 적발된 불법 스포츠 토토 사업자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약 7년 가까이 4300억 원의 수익을 올린 최모(44)씨 등 일당 65명을 국민체육진흥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일본에 서버를 두고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회원 모집팀, 대포계좌 폰 구입팀, 사이트운영 관리팀, 국내인출팀 등 역할을 분담해 불법 도박사업을 펼쳐왔다.

특히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조직원은 친구와 지인 위주로 꾸리고 조직원 간의 소통도 텔레그램, 위챗 등을 통해 진행했다.

또 국내외 연락도 조직원들간의 암호를 이용해 선불폰과 대포폰으로만 이뤄진 것으로 경찰이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더구나 국내 자금 인출팀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국내 현금인출기를 돌아다니며 하루에 2000~4000만 원씩만 인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이 도박사이트 계좌 400여 개를 분석한 결과 도박 이용자들이 사용한 계좌가 무려 1만 5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경찰이 압수한 이들의 재산은 시가 19억 원에 달하는 강남 아파트 등 아파트 5채, 고급 외제 수입차 18대, 제주도 토지, 5만 원권 현금 34억 원 등 범죄수익금난 131억 원에 달해 역대 최고였다.

경찰관계자는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번 수익금으로 고급 외제차를 몰고 강남 유흥주점을 단골로 출입하는 것은 물론 강원랜드 카지노 VIP룸에 회원으로 등록해 수십 억 원을 탕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불법이 이렇게 판을 치는 동안 사행산업의 건전발전을 위해 지난 2007년 9월 발족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통유리처럼 투명한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규제에 매달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행산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감위는 합법사행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주력해야 하지만 매출총량제와 복권 1인당 구매 한도 규제 등 과도한 규제에만 혈안이기 때문에 합법은 경쟁력을 상실했다”며 “반면 규제 사각지대인 불법은 갈수록 팽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그는 “10만 원 초과단속 발상보다 불법이 하루에 수십억 수백억을 벌어들이는 구조를 양성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합법 위주 규제 제도를 고집하는 한 불법사행산업만 더욱 발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사감위의 과도한 규제 때문에 불법사행산업보다 경쟁력을 상실한지 오래”라며 “사감위는 합법에 대해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불법의 양성화에 눈을 떠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운영주인 불법 온라인 카지노. ⓒ프레시안

이에 대해 사감위 관계자는 “사감위가 불법사행산업에 수사를 하거나 조사를 할 권한이 없다”며 “합법사행산업 내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를 국가기관에 눈감을 수 없기 때문에 법을 위반한 경우 단속과 처벌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5월 검찰에 고발한 사건은 1년간 10명의 판매점주들과 공동으로 구매 분산을 통해 24억 원에 달하는 스포츠 토토를 불법 중개한 혐의”라며 “사감위가 불법에 적극 대응할 수 없는 현행 시스템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75조 원에 달하던 국내 불법사행산업 매출은 2017년 170조 원으로 무려 226% 급증했다. 반면 합법사행산업은 같은 기간 19ㅈ 5443억 원에서 21조 7263억 원으로 1.1% 증가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합법사행산업의 2017년 매출은 경마 7조 8015억 원, 수포츠 토토 4조 1991억 원, 복권 4조 1538억 원, 카지노 2조 7302억 원(강원랜드 1조 5230억 원, 외국인카지노 1조 2072억 원)경륜 2조 1744억 원, 경정 6369억 원, 소싸움 304억 원등 21조 7263억 원이다.

이처럼 불법사행산업에 대한 양성화 방안이 마련되지 못한 채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 때문에 해외 원정도박과 불법 온라인 도박 등이 급팽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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