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간강사가 재임용 심사를 받을 권한을 학교 측이 최소 3년간 보장하도록 하는 강사제도 개선안이 나왔다.
시간강사에게 법적으로 교원 지위를 주고 1년 이상 임용하되, 임용 기간에는 신분을 보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강사 대표와 대학 대표, 전문가 등 12명으로 구성된 대학 강사제도 개선 협의회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현행법은 대학 교원을 교수와 부교수·조교수로 구분하는데 개선안은 여기에 강사를 추가해 시간강사에게도 법적 교원 지위를 주도록 하고 있다. 다만, 사학연금법 적용 시에는 강사를 교원으로 보지 않는다.
시간강사 임용 기간은 1년 이상을 원칙으로 하고, 출산휴가나 파견, 징계 등 불가피한 예외 사유는 법에 명시해 적용하기로 했다.
개선안은 신규 임용을 포함해 3년까지 강사의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도록 했다. 한 번 강사가 되면 퇴직하지 않고 재임용 심사를 통해 3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보완 강사법')은 강사의 임용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퇴직하도록(당연퇴직) 정하고 있는데 논란이 됐던 이 조항은 법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개선안은 임용 기간에 계약 위반 등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강사의 신분을 보장하고, 징계에 대한 교원 소청심사 청구권도 부여하도록 했다.
강사와 겸임·초빙교원 등 이른바 '비전임 교원'은 매주 6시간 이하로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학칙에 따라 매주 9시간까지(겸임·초빙교원은 12시간)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신분보장 외에 처우개선에 대한 부분도 눈에 띈다.
강사에게 방학 중에도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되 구체적 사항은 임용계약으로 정하도록 했다.
협의회에 참여한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강의를 하려면 방학 중에도 준비를 해야 하고 학기가 끝난 뒤에도 채점이나 (강의)계획서 마련을 해야 한다"며 "노동을 함에도 지난 55년간 보장받지 못했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또, 처우개선을 위해 시간강사의 연구지원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사립대학 강사의 강의료를 지원해 주는 '시간강사 강의역량 강화지원' 사업의 신설도 검토하도록 했다.
이 밖에 전임교원 확보율, '대학설립·운영 규정'에 따른 교원확보율 등을 산정할 때 강사를 포함하지 않는 내용 등도 개선안에 담겼다.
이번 개선안은 시간강사법 시행 유예 이후 처음으로 대학과 강사 측 대표가 합의한 개선안이다.
협의회는 강의시간과 관계없이 퇴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법 개정과, 대학·정부·강사가 출연하는 기금을 마련해 강사 퇴직공제제도를 운용하는 법·제도 마련 방안도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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