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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 "현장ㆍ온라인 투표 모두 부정 방조한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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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 "현장ㆍ온라인 투표 모두 부정 방조한 부실"

2차 보고서 갈등 확산, 당권 선거 투표 중단 사태까지

통합진보당이 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맡아 진행한 비례대표 경선에 대한 1차 조사에 이어 2차 조사 보고서를 26일 밤 채택했다. 재석 운영위원 31명 가운데 27명이 찬성했다.

2차 조사는 온라인분과, 현장투표분과, 선거관리분과의 3개 분과로 나뉘어 진행됐고, "총체적 부실·부정 선거"라는 1차 보고서의 결론을 뒷받침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2차 진상조사특위는 "비례대표 경선은 선거의 절차와 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된 선거로 선거관리 과정에서부터 현장투표와 온라인투표까지 모두 부정을 방조한 부실 선거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옛 당권파 쪽 운영위원들은 이에 반발했다.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이 보고서 발표를 몇 시간 앞두고 사퇴하는 등 2차 조사 역시 원만한 당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통합진보당의 앞날이 어두운 까닭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9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통합진보당의 새 대표 선거는 27일 잠정 중단됐다. 인터넷투표의 서버가 문제였다.

"옛 당권파, 이석기 후보 조직적 지원 위해 미투표자 명단 공유"

▲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연합뉴스
2차 진상조사 결과, 옛 당권파 소속의 당직자가 비례대표 선거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아직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의 정보를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합진보당사 내에 있는 당직자 3명의 컴퓨터에서 경선 기간 총 1484번이나 미투표자 현황을 열람했다. 한 IP에서는 1151차례 열람이 이뤄졌다.

이들은 미투표 현황이 담긴 엑셀파일도 총 10차례 내려 받았다. 이 가운데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요청해 이뤄진 것은 2차례에 불과해, 나머지 8건의 엑셀파일은 다른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더욱이 당사 외부의 여러 위치에서도 당직자들이 수시로 온라인 투표 정보를 열람하기도 했다. 최고 관리 권한이 있는 관리자 아이디를 통해서였다.

진상조사특위는 "투표 진행 상황에 대한 부정취득이 행해진 것으로, 전체 투표자의 90% 가까이가 선택한 인터넷 투표에서 미투표 현황이 일부 당직자에게 독점돼 특정 후보에게 활용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석기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후보'란 사실상 이석기 의원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석기 의원 뿐 아니라 오옥만 후보 지지자들 역시 '온라인 투표 확인 기능'을 실행하는 문제가 확인됐다. 오 후보에게 몰표가 나온 특정 IP는 공식 현장투표소가 아니었지만, 현장 투표소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아이디를 사용해 6019건의 온라인 투표 확인 기능을 실행했고 당원들의 투표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특위는 "이는 불법적"이라고 명시했다.

다수의 후보들이 동일 IP에서 몰표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5명 이상이 투표한 동일 IP에서 인터넷 투표에 참여한 숫자는 1만2213명이나 됐다. 전체 온라인투표 참여자 3만5512명의 34.3%였다.

또 다른 논란의 대목이었던 소스코드 수정과 관련해 특위는 "소스코드 변경에 의한 투표값 변경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검증했으나 시간 관계상 리버스 엔지니어링(파일 생성 이력 추적 방식) 기법을 통한 생성 보전에 대한 검증까지는 진행하지 못해 최종 판단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선거 담당자 서명 없는데 270표나 유효 처리"

1차 조사에서 어느 정도 확인됐던 현장투표의 부실과 부정 사례도 다시 인정됐다. 투표 담당자가 아닌 사람이 담당자의 서명을 모방해 쓴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 특위는 필적감정까지 의뢰했다.

투표가 끝난 후 개표 과정에서 투표 담당자의 도장을 찍은 투표소가 있는가 하면, 투표용지에 투표 담당자의 도장 및 지역선관위의 직인을 미리 찍어 배부한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투표 담당자의 서명이 없는데 유효처리된 표도 270표로 나타났다.

기표 용구를 사용하지 않은 용지를 유효처리한 사례도 있었으며, 투표 당시 선거권이 없는데 현장투표에 참여하거나 현장과 온라인에서 이중투표 한 사람, 현장 두 곳에서 이중투표한 사람도 확인됐다. 특위는 "이 투표소의 투표함을 무효처리할 경우 1503표가 무효가 된다"고 밝혔다.

일부 투표소의 선거인명부에는 특정인들에게만 형광펜 표시가 돼 있거나 핸드폰 번호가 적혀 있었다. 특위는 "투표 담당자가 선거인명부 상의 미투표자 정보, 온라인 투표자 등을 확인해 현장투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통합진보, 새 대표 선거 '서버 문제로' 일시 중단…재투표냐, 투표 재개냐?

한편, 통합진보당의 지도부 선출을 위한 인터넷 투표가 27일 자정께 중단됐다. 통합진보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인터넷 투표 시스템을 운영하는 서버에 문제가 발생해 투표를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혁신비대위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27일 "서버 문제로 투표 자료가 일부 손실됐고 복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실된 투표자료가 복구되면 다시 투표가 재개될 수 있지만, 복구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25-26일 이틀간 진행된 투표는 무효 처리되고 재투표가 진행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문제를 일으킨 서버는 지난 4.11 총선 당시에도 당내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 시스템 서버를 관리했던 스마일서브업체 소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비대위는 이날 오전 중으로 중앙선관위 및 대표·최고위원 후보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통합진보당의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는 오는 27일까지 인터넷투표를 진행하고 28일 현장투표에 이어 29일 모바일투표의 순으로 진행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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