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와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회장 한경순)가 방사선을 이용한 문화재 분석과 보존 기술 개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1962년 국내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 TRIGA Mark-Ⅱ 도입 이후 중성자방사화분석을 통한 미량원소 정량 분석법을 고대 토기의 산지 분류에 응용해 고고학 연구에 기여했다.
이어 1995년 HANARO 가동 이후 중성자 방사화 분석 기술, 중성자 영상 기술, 방사선 조사 기술 등의 관련 기술을 문화재 보존, 복원 및 감정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수행해 왔다.
양 기관은 28일 연구원 국제원자력교육훈련센터에서 협력협약을 체결하고 △방사선 분석 기법을 활용한 문화재 진단 및 보존 처리 기술 활용 확대 △공동 연구 및 학술 발표 △양 기관의 연구 장비 및 시설 공동 활용 등을 확대키로 했다.
연구원은 소유하고 있는 본원과 정읍 분원 및 경주의 ▲연구용 원자로 HANARO와 뫼스바우어 분광기 ▲첨단방사선연구소 감마선조사시설 및 전자선실증연구시설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이온빔가속기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문화재의 건전성과 가해 생물을 방제 및 손상 문화재 복원 기술을 연구,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이용하면 유·무기 및 하이브리드 물질분석이 모두 가능해 단청 안료 복원과 청자 및 백자 등의 도자기 복원을 위한 토양과 유약분석을 할 수 있다.
중성자의 뛰어난 투과력 및 분해능을 이용하는 중성자 영상기술은 연구용 원자로에서 생성된 중성자를 시료에 투과시켜 감쇄하는 중성자의 양을 평가해 시료 내부의 미세결함을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기술로 문화재 내부 관찰과 미세 결함의 비파괴 검사에 활용된다.
방사성 동위원소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의 투과력과 살균력을 이용하는 방사성 조사기술은 문화재 분야에서 목재 문화재의 생물학적 손상을 야기하는 흰개미, 권연벌레 등 충류와 곰팡이들을 제어하는 기술에 사용되고 있다.
문화재 복원 및 보존을 위한 이온빔 분석 기술은 문화재의 성분을 ppm 수준의 정밀·정량 분석할 수 있는 기술로 문화재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을 정성·정량 분석해 문화재 복원 및 보존처리를 위한 지표를 제공해주는 기술이다.
특히, 연구원이 개발중인 이온빔 분석법 중 e-PIXE (External Particle Induced X-ray Emission) 기술은 기존 진공에서 측정했던 PIXE와 비교해, 시료 교체 시간이 줄고, 진공에서 측정 불가능했던 액체 및 분말 시료, 나아가 챔버 안에 들어가지 않는 대형 문화재까지도 분석이 가능한 신개념 첨단 분석 기법이다.
원자력 기술의 문화재 분야 적용 사례를 보면 20년 전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이나리야마 고분(稻荷山 古墳)에서 출토된 금착명철검(金錯銘鐵劍)의 상감에서 X선과 γ선 투과시험을 통해 115개의 문자를 발견한 바 있다.
프랑스 원자력청(CEA) 소속의 ARC-Nucleart는 1960년대부터 방사선 조사 기술을 이용한 문화재 보존 연구를 진행했으며, 1977년 이집트 람세스 2세 미라 보존에 방사선 조사를 통한 생물학적 손상 억제 기술을 활용한 바 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은 이온빔 분석 기술을 이용해 문화재와 예술품 복원 및 보존을 위해 가속기를 24시간 가동하여 활용 중에 있으며, 국내 국립경주박물관도 60만여 점 이상의 미복원 유물 복원 처리를 위해 이온빔 분석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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