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1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4대강 사업으로 가뭄이 완화됐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1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다. 농가와 지자체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오늘 오후 당에서 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해 당으로서 할 일이 뭔지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가뭄과 관련해 "일부 섬 지역에서는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강원 영서에선 강수량이 평균의 35%에 그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75% 지역이 작물 손실과 물부족으로 매우 위험 단계에 있다고 한다"며 "실질적인 농가와 국민 피부에 와 닿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규용 농림 "4대강 물, 양수기로 농지에 양수하면 돼"
여당의 이같은 인식과 달리 서규용 장관은 취임 1주년을 맞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4대강 사업으로 인해서 가뭄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문제가 많이 해소되고 있다"고 안이한 인식을 보였다.
서 장관이 이어 "서산이 심각하다고 해서 가보니까 아직도 모를 못 내고 밭작물에 가뭄이 있는 상황을 확인했다"는 등, 가뭄 지역에 대한 상황 설명을 하자 진행자가 "4대강 사업 때문에 가뭄이 완화됐다고 하신건가요, 심화됐다고 하신건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에 서 장관은 "완화됐다"고 단정지으며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하는데, 물을 가뭄 지역에 대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크게 효과를 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4대강에 있는 물이 논이나 밭작물이 있는 쪽으로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 서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이어 "16개 보에 가둔 물을 농지로 보내는 관개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자 서 장관은 "그것은 양수기를 통해서 하면 되니까"라며 "앞으로 필요한 지역에 양수기를 통해서 농경지로 양수를 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거듭 안이한 상황 인식을 드러냈다.
서 장관은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서 농식품부가 4대 강변에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해 "한 예를 말씀드리자면 경북 상주, 오상지구에 200ml 비가 와도 침수됐는데 지난해 300ml 이상이 왔는데도 끄떡 없어 농사짓는 데에 문제가 없었다"고 홍수 예방 효과만 홍보했다.
서 장관은 이어 "또 한가지는 (4대강변 리모델링으로) 지가가 엄청 올랐어요. 왜냐하면 농경지로도 좋고, 침수도 잘 안되기 때문에 리모델링 사업을 농어민들이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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