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포함해 생사 확인 등 이산가족과 관련한 전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더욱 확대하고 속도를 내는 것은 남과 북이 해야 하는 인도적 사업 중에서도 최우선적인 사항"이라며 "정기적인 상봉 행사는 물론 전면적 생사확인, 화상 상봉, 상시 상봉, 서신교환, 고향 방문 등 상봉 확대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오래전에 남북 합의로 건설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건설 취지대로 상시 운영하고 상시 상봉의 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상봉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애태우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가 남측에만 5만 6000명이 넘는다. 95세 어르신이 이번에 상봉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하자 이제 끝났다고 울음을 터뜨렸다는 보도도 보았다"며 "저 역시 이산가족의 한사람으로 그 슬픔과 안타까움을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말로 시간이 없다. 최근 5년 동안 3600여 명이 매년 돌아가셨고 올해 상반기에만 3000명 넘게 세상을 떠났다. 그분들이 헤어진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천추의 한을 안고 생을 마감하신 것은 남과 북의 정부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그분들의 기다림이 더이상 길어져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21차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선정된 남한의 가족들은 이날 오전 속초 한화리조트를 떠나 오후 12시 55분 상봉 장소인 금강산에 도착했다. 이들은 점심 식사 이후 오후 3시 단체 상봉을 시작으로 2박 3일 동안의 상봉을 가진다.
이번 상봉은 예전과 유사한 방식으로 치러지지만, 가족들이 개별적으로 만나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어났다. 이산가족 상봉은 보통 금강산에 위치한 이산가족 면회소 또는 금강산 호텔에서 단체로 이뤄진다. 가족들이 각각 별도의 공간을 갖는 것이 아니라 대형 홀이나 로비에서 모든 가족들이 함께 만나는 방식이다.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 상봉 일정 중 가족들이 다른 가족들과 별도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둘째 날 오전에 각 가족별로 숙소 객실에서 진행되는 개별 상봉밖에 없다.
이때 가족별로 약 2시간 정도 만남을 가지는데, 기존에는 이 만남을 가진 이후 각자의 숙소로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특정 장소에 모여 단체로 점심식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숙소에서 만남을 가지면서 점심식사까지 객실에서 가족별로 따로 먹는다.
또 기존에는 셋째날 오전에 작별 상봉을 한 뒤 남북 가족들은 헤어지게 되고 이후 따로 점심 식사를 했지만, 이번에는 작별 상봉과 점심 식사를 함께 진행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개별 상봉시간이 3시간으로 늘어났다. 이산가족들이 다소나마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붓하게 가족들과 담화를 나눌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단체상봉과 개별상봉, 만찬 등 2박 3일 동안 상봉 행사를 가진 뒤 22일 오후 금강산을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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