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CNN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유엔 사무총장은 아난 전 총장이 독보적인 위엄과 결단력으로 유엔을 새천년으로 이끌었다며 조의를 표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특히 그를 "(세상을) 선으로 이끈 힘"이었다고 평가했다.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유엔에 첫발을 내디딘 아난 전 총장은 1997년 사상 첫 평직원 출신으로 유엔 수장 자리에 올라 국제 분쟁 해결과 유엔 개혁 등을 위해 애썼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도자들도 애도를 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서 "위대한 지도자이자 유엔의 개혁가인 그는 이 세상을 만드는 데 어마어마한 공을 세웠다"며 "그가 태어난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남겼다"고 애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그의 헌신은 말할 것도 없고, 문제 해결에 있어서의 차분하고 단호한 접근법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구테흐스 총장에게 보낸 조전에서 "고인의 유족과 유엔 사무국 직원들, 가나 정부에 진정한 위로와 지원의 말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 강화와 많은 지역 분쟁 해결에서 아난이 한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아난 전 총장의 생각과 확고한 신념, 카리스마가 자신과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성명에서 "글로벌 문제에 있어 공동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우리는 그의 목소리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별도 성명에서 "나의 오래된 친구의 열정과 영감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면서 "우리가 아난 전 총장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보답은 그의 유산과 정신을 계속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아난 전 총장은 좋은 친구였다"고 말했다. 쿠미 나이두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기품과 품위를 발산한 따듯하고 열정적이고 지적인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는 "국제적 지도자이자 현명한 멘토, 소중한 조언자, 좋은 친구, 롤 모델(귀감이 되는 인물)이었다"며 "UNHCR에 있는 우리는 물론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아난 전 총장을 매우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코피 아난의 별세 소식을 듣고 비탄에 빠졌다"면서 "그는 품위와 우아함의 완벽한 본보기였다"고 애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던 자이드 대표는 "전혀 그렇지 않은 지도자들로 가득한 현 세계에서 그를 잃어버린 것은 더욱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코피 아난의 따뜻함을 결코 약함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그는 한 사람이 위대한 인도주의자이자 강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유엔과 세계는 한 명의 거인을 잃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테 총리 또한 아난 전 총장에 대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해 일하면서 언제나 열정과 좋은 판단력을 보여줬고, 인권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세계는 위대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을 잃었다"고 애석해 했다.
세계 원로정치인 모임 '엘더스'(The Elders)는 아난 전 총장의 가장 최근 활동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대선을 앞둔 짐바브웨 방문이었다고 소개했다.
아난 전 총장은 유엔에서 퇴임한 직후 이 모임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2013년 회장도 지냈다.
엘더스의 그로 할렘 브룬틀란 부회장은 "아난 전 총장이 지구촌 곳곳, 특히 아프리카의 끊임없는 요구에 따라 임박한 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최선책에 대해 차분하게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좀 더 평화롭고 공정한 세계를 위한 아난 전 총장의 현신과 노력, 인권을 위한 평생의 투쟁, 위험과 품위 등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필요한 것들"이라며 "세계는 더욱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난 전 총장의 출신국인 가나의 나나 아쿠포 아도 대통령은 "정부와 국민은 위대한 동포의 사망 소식에 슬퍼한다"며 오는 20일부터 1주일간 전국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유능한 국제 외교관으로 큰 존경을 받는 아난 전 총장은 유엔 총장 자리에 오른 첫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출신"이라며 "가나에 큰 명성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50여 개국이 참여한 아프리카연합(AU)의 무사파키 마하마트 집행위원장은 "위대한 사람이자 소중한 형제였다"고 아난 전 총장의 별세를 안타까워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몬드 투투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주교는 "예상하지 못했던, 엄청나게 충격적인 죽음"이라면서 "아난은 커다란 자애와 진실함, 탁월함으로 우리 대륙과 세계를 대표했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