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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뿌린 것도 아닌데 총체적 부정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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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뿌린 것도 아닌데 총체적 부정이라니"

이정무 "재조사 해야" VS 이철희 "책임진 쪽이 손해봐야"

통합진보당의 비례선거 부정 문제를 둘러싸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현격한 인식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8일 공청회를 자청해 당권파 '변호'에 나선 데 이어 9일에는 <민중의 소리> 이정무 편집국장이 나섰다.

이정무 국장은 유시민과 이정희가 공동으로 낸 대담집 <진보의 미래>의 기획자이면서 책 출간 이후 진행됐던 북콘서트의 사회를 보기도 했다. 이 국장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선입견을 배제하고 사실관계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총체적'이라는 단어는 다소 과하다"고 주장했다. 당 진상조사위원회의 '총체적 부실·부정 선거'라는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당권파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국장의 이같은 시각은 진행자인 손석희 교수와 함께 출연한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정무 "돈봉투 뿌리면 총체적 부정이지만 동원만으로는 총체적 아냐"

이정무 편집국장은 현재 통합진보당의 비례선거 관련된 의혹들을 과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선거와 비교했다. 이 국장은 "한나라당은 선거에서 돈봉투를 뿌리는 일이 발생했고 민주당 국민경선에서는 사람이 자살을 하기도 했다"며 "당선자가 돈봉투를 뿌렸다면 총체적이라고 보는 게 맞지만 광범위한 경선에서 동원현상이 일어났다는 정도를 가지고 총체적이라 붙이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민주당도 각 캠프별로 동원하는데 그 동원의 정도, 예를 들면 (동원에) 불법과 돈이 오가는 류라면 경선자체를 포기해야하는 수준이지만 자기 지인이나 네트워크를 통해 선거인단과 유권자를 모았다는 것은 관행처럼 인정돼 오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희 소장이 "내용적으로 너무 과장된 것 아니냐는 주장은 할 수 있겠지만 그 행위의 정도를 떠나 그 행위가 있었다는 것 때문에 일반인이나 바깥 사람들이 받는 심리적 충격을 감안하면 (총체적이라는 것이) 과한 표현은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하자, 이정무 국장은 "국민적 시각에서 보면 그렇지만 어차피 당내 정치라는 프리즘을 경과해 나오는 얘기인데 그것을 고려해 더 신중했어야 된다는 얘기"라고 반론을 펼쳤다.

이철희 "몇 사람 사퇴로 안 될 정도로 문제 키워놓은 것은 당권파"

이에 이철희 소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문제제기는 가능하지만 지금 할 때는 아니"라며 "그렇게 하면 일반인의 시선으로 볼 때는 뭔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진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통합진보당이 어떤 정파의 관점을 떠나 당의 관점, 조금 더 과하게 말하면 일반시민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데 그게 실종된 것이 가장 뼈아픈 대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철희 소장은 "몇 분의 책임이나 사퇴만 가지고 안 될 정도로 문제를 확 키워놓은 것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당권파가 너무 키워놨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조금 서운한 게 있더라도 차분하게 접근해서 하나둘씩 풀어가려고 하는 자세가 아니고 부당하다, 억울하다, 이러면서 문제를 너무 키워놔 이제는 당 전체가 떠밀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기 때문에 당을 책임지는 세력의 입장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정무 국장은 그러나 "(진상조사위원회가) 쓰나미를 자청했는데 쓰나미가 오면 어떻게 해야지라는 대비는 없었다는 것이 잘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정무 국장은 "보통 이런 경우에는 당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해결하고 공개할 때 공개하더라도 질서정연하게 한다"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발표 강행을 비판했다.

이정무 "평소 같았으면 깔끔히 해결될 문제인데 참여당이 와서…"

손석희 교수는 이의엽 정책위의장의 말을 인용해 "그 정도의 선거관리 문제가 여태까지 있어왔던 문제들이고 그래서 크게 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측면, 혹은 조직문화 차이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일 정도로 생각하고 가벼이 여겼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데 맞냐"고 물었다.

이정무 국장은 "그런 면은 분명히 있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국장은 "진보신당과 갈라지기 전에 민주노동당은 같이 당을 했건 뭘 했건 간에 20년 가까이 얼굴을 알고 지낸 사람들이었고 참여당은 이번에 처음 얼굴 본 사람들이어서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이해를 못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정무 국장은 "그런 조건에서 눈앞에 큰 선거를 치렀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부작용들이 있었는데 이 부작용들이 불신에 의해 증폭되는 것"이라며 "평소 같았으면 부정이 있었다면 너 잘못했어, 너 이제 여기서 빠져 이렇게 깔끔하게 해결될 문제인데 얼굴 본지 석달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 부정을 보고 나니까 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는 얘기가 나오고 그걸 듣는 사람들은 내가 잘못한 건가, 안 한 건가 이런 혼돈 속에 빠져 있는데 국민적으로는 이미 쓰나미가 닥쳐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답변에 손석희 교수는 "제 질문은 조금 위험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그 질문의 정당성을 어느 정도 확보해주는 답변들을 해주셔서 약간 당혹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이철희 "책임져야 할 쪽이 손해봐야" vs 이정무 "재조사하면 된다"

이 사태의 해결 방안을 놓고도 두 사람은 현격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이철희 소장은 "지금 어느 정도의 해법을 가지고 다투는 것 같지는 않고 (당권파가)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보니 해법의 문제로 안 넘어가고 있다"며 "저는 빨리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철희 소장은 "지금 나온 해법 정도는 당연히 수용을 해야 하고 만약 그것이 여론의 수긍을 못 얻는다면 더 나가야 한다"며 "어느 정파가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생존을 걸고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이석기 당선자가 제안한 '당원 총투표'도 "본인의 사퇴를 거부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기하는 듯해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책임져야 할 쪽이 손해 보는 건 불가피하다"며 "그걸 거부하면 결국 아무 것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정무 국장은 "당내 분열의 골이 깊게 파인 문제는 서로 타협을 해야 한다"면서 그 방법으로 '재조사'를 거론했다. 이 국장은 "바깥에서 중립적인 인사들을 모셔 재조사를 하고 거기서 뭐가 나오면 정치하지 말아야 하고 아니면 누명을 벗겨주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정무 국장은 "비당권파는 구당권파가 빨리 당권을 놓으라는 것이니까 빨리 놓아주고 당을 봉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지금 비난을 많이 받는 당권파는 진보진영 내에서 반대를 무릅쓰고 유시민 대표와 뭘 해보겠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자기 혁신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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