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차 투표에서 박 후보는 18표를 추가해 67표를 얻어 60표를 얻은 유인태 후보를 따돌렸다. 1차 투표에서 나온 유인태 35표, 전병헌 28표, 이낙연 14표 가운데 이탈표가 17표 나온 것이다.
민주당 당선자에 대한 여러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이해찬-박지원 연대가 부정적이다"는 응답이 많긴 했지만, 이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다.
서울 지역의 한 당선자는 "절대적 기준으로 볼 때 '이해찬-박지원' 조합이 부정적이었지만 '지금 나온 사람 중에 박지원 만한 사람이 있냐'는 상대적 질문을 던져보면 답은 다를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2차 투표에서 유인태 후보를 찍었다고 말한 다른 당선자도 이같은 이야기를 듣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어찌 보면 불안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4일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지원 의원. ⓒ연합 |
박지원 후보에게 표를 던졌냐 아니냐와 별개로 민주당 당선자들은 하나같이 "박지원 원내대표가 일은 잘 할 것이다. 새누리당에서 남경필 의원이 되든, 이주영 의원이 되든 아마 그 쪽이 아주 힘들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하지만 향후 진행될 당대표 경선에 대해선 의문 부호를 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당선자는 "박지원 원내대표 쪽에서 1차 투표 70표를 장담했지만, 훨씬 못 미치지 않았나"면서 "경고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새누리당과 19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라든지, 청와대와 여권에 대한 공세에서는 '실력'을 발휘하겠지만 '박근혜 대세론'을 엎을 매력을 발휘할 '판'을 만들 수 있겠냐는 데 대한 의구심이 상존한다. 이는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의구심은 '박지원(원내대표)-이해찬(당대표)-문재인(대선 후보) 구도'를 조기에 굳히는 것이 과연 정권교체의 첩경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과도 맞닿는다.
한 초선 당선자는 "원내대표 경선은 이렇게 됐지만 당대표 경선은 (박지원 원내대표가 빠져서) 훨씬 역동성 있게 치러질 수 있고 그렇게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도 원내대표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해찬만한 사람도 없다"는 '애매한 대세론'도 적지 않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현재 당대표 경선, 대선 후보 경선에 대해 '엄정 중립'을 선언해놓고 있다. 당 비대위원장까지 겸임한 박 원내대표의 일차적 숙제는 '역동성 부활'인지도 모르겠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