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박선숙이 누구길래...입각설에 발끈 바른 지도부, 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박선숙이 누구길래...입각설에 발끈 바른 지도부, 왜?

박선숙 환경장관說에 김동철 "강한 유감"…朴, 과거 安 측근이나 멀어져

청와대의 '협치 내각' 제안에 이어 모 야당 국회의원의 실명과 자리까지 거론된 구체적인 입각설이 보도된 가운데, 해당 의원의 소속 정당이 '환영'이 아닌 '반발'에 나섰다. 바른미래당과 박선숙 의원 얘기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늘 <중앙일보>에 보도된 박선숙 의원의 환경부 장관(입각설) 기사에 대해 저희 입장에서는 강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 논의된 바 없다'고 하고, 민주당은 대변인을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한다. 박 의원도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다. 아는 바 없다'고 했기 때문에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하지만 언론 보도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진정성 있는 태도라고 볼 수 없다"고 청와대·여당을 비판했다.

이날 <중앙>은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박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여권 인사들과 두루 가깝고 민주평화당 성향"이라며 "여러 정당에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에 협치 내각을 위해 좋은 카드"라고 말했다면서, 청와대가 지난달 23일 '협치 내각' 제안을 최초로 했을 때 이미 박 의원 입각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여권에서 야당과 '협치 내각'을 논의하고 있는 창구 역할을 하는 이는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이며, 홍 원내대표가 "협치 내각은 인재를 두루 쓴다는 차원"이라며 "야권 동의를 구해 나가는 과정이 만만치는 않겠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했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홍 원내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홍 원내대표가 "박 의원 추천은 사실무근이다. 사람을 놓고 얘기한 적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 부분을 지적하며 "'박선숙은 좋은 카드'라고 얘기한 고위관계자와 '논의한 바 없다'는 관계자, 도대체 몇 개의 청와대에 대응해야 하나"라고 비판하고, 민주당에 대해서도 "기사 자체가 거짓이 아닌 바에야 박 의원을 환경장관 후보로 홍 원내대표가 추천한 것은 사실 아니냐"고 따졌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야당에 진정한 협치의 손을 내미는 게 아니라, 장난하듯 한 쪽에서는 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부정하는 것은 야당을 우롱하고 국민을 실망시키는 것"이라며 "'간 보기' 정치 그만하라"고 했다. 그는 또 "저희는 장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혹시라도 장관 자리를 제안한다면 그것은 당 지도부에 정식으로 대통령이나 청와대 비서실장·정무수석이 예의를 갖춰서 요청할 문제이지, 이런 식으로 언론을 통해서 하는 것은 정말 예의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의 말 가운데에는, 입각 대상자인 의원 본인에게 직접 연락하지 말고 '당 지도부'에 요청을 해야 한다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당 지도부를 거치지 않은 입각 제안을 일종의 '의원 빼가기'로 의심하고 경계하는 태도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자당(自黨) 소속 의원의 입각설에 대해 내심 흐뭇해 하거나 환영한다는 태도가 아니라 "강한 유감"이라고 한 부분이다. 이는 박 의원의 미묘한 정치적 위치 때문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으로서 한명숙 당시 대표와 함께 민주당 지도부에 속했었지만 정작 본인은 불출마를 선언하고 총선 이후 원외로 물러났다. 이후 그는 같은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 안철수 당시 무소속 대선후보 측에 합류하며 안철수 캠프 선임본부장을 지냈다. 안 후보에 이어 캠프 내 2인자로 불릴 만큼 실세였고, 측근이기도 했다. 이후 국민의당 창당과 20대 총선, 2017년 대선에서도 그를 도우며 조언자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지난해 대선 이후부터는 안 전 후보와 이견이 커지며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의 국민의당 대표 출마, 바른정당과의 통합 등에 대해 박 의원은 반대 입장이었다.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는 비례대표 의원이어서 당적은 바른미래당에 있으되, 구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들이 탈당해 세운 민주평화당과 더 심리적으로 가깝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5월 14일, 지방선거 출마 의원 4인의 사직안을 처리한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는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바로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당 지도부를 당혹케 하기도 했다.

김동철 위원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국민의당 시절,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싸고 여러 견해가 있었는데 박 의원도 (안철수 등 당내 다수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며 "본인도 여러 가지로 마음이 착잡하고 불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박 의원의 환경장관 지명설 보도 후 자신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부담 드려 미안하다", "나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청와대가 야당 인사를 입각시키려는 목적이 단순히 "인재를 두루 쓴다는 차원"이 아니라, 해당 인사가 소속된 정당을 우호 세력으로 만들어 국회 과반수의 협치·입법연대를 구성하려 하는 것이라면 박 의원이 과연 "좋은 카드"일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김 위원장의 반응에서 보듯, 박 의원을 장관으로 임명해 봐야 바른미래당이 정부 정책에 협력하기는커녕 '의원 빼가기'나 '야당 분열 공작'이라며 더 반발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