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쇄 조치를 진행하는 동시에 평양 인근의 미사일 조립 시설도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25일 "지난 20일과 21일, 24일 평성 소재 '3월16일' 자동차 공장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Planet Labs Inc)'의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과거 미사일 조립시설이 설치됐던 부지는 비어있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특히 조립시설 옆으로 나타나던 대형 그림자 역시 사라져 더 이상 고층 구조물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이보다 앞선 지난달 30일 촬영된 사진에선 조립시설이 관측되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이때를 전후해 본격적인 해체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세로와 가로가 각각 약 35m와 15m, 높이 약 30m로 세워졌던 이 건물에는 과거 크레인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옥상 부분에 설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방송은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29일 발사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이 이 조립시설을 이용해 미사일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것으로 추정해 왔다"며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발사 당일 이 조립시설과 맞닿아 있는 자동차 공장 내부에서 '화성-15형'을 실은 9륜 이동식 발사차량의 이동을 지휘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방송은 닉 한센 스탠퍼드대학교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을 인용, 해당 시설은 설치와 해체가 쉽고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북한이 올해 최소 1차례 이 건물의 해체와 설치를 반복하는 모습이 관측됐다"며 "지난 2월 25일 위성사진에서는 이 조립 시설이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지만, 3월 9일 사진에선 건물에 맞닿은 작은 구조물만 남긴 채 사라졌다. 그러나 4월 7일 사진에선 다시 조립시설이 들어선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방송은 "이 때문에 한센 연구원은 북한이 언제든 조립시설을 다시 지을 수 있는 상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며 "그러면서 조립 시설의 구조물을 어딘가에 보관해 놓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 시설을 영구적으로 해체한 것인지, 아니면 임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인지 단정할 수는 없으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쇄와 그 시기가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조립시설 해체는 북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 이행의 일환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이러한 일련의 조치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24일(현지 시각)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회(VFW) 대회에 참석해 "오늘 새롭게 나온 위성 사진은 북한이 주요 미사일 부지를 해체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또 다른 합의사항인 미군 유해 송환과 관련 "우리는 또한 한국에서 목숨을 바친 전우들의 유해가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로 전사자들이 미국의 땅에서 쉬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북한의 미사일 시험장 폐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24일(현지 시각) 열린 미국-호주 외교‧국방장관 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시험장 폐쇄가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던 것과 완전히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사일 시험장 폐쇄에 대한 사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할 때 현장에 사찰단을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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