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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사의…靑, 이강덕 카드 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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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사의…靑, 이강덕 카드 꺼낼까?

이강덕, '인사청문회'갈까 아니면 '사찰 청문회'로?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인한 참사에 은폐 의혹까지 받고 있는 수원 이십대 여성 납치 살해 사건에 대한 조현오 경찰청장이 전격 사퇴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사전에 인지했는지는 미지수다.

조 청장은 9일 오전 10시 30분 사과문을 낭독하고 사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조 청장의 입장 표명 직전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이날 아침 이명박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내용을 전달하면서 '조 청장 거취에 대한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아직 그런 이야긴 없었다"고만 답했었다.

어쨌든 조 청장 입장 표명 이후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본인의 의사를 수용하지 않겠나"고 밝혔다.


MB "의지와 정신력, 책임의식이 중요하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달곤 정무수석으로부터 관련 사항을 보고 받고 "정부의 가장 기본적 역할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면서 "치안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철저한 의지와 정신력, 이에 대한 책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검토해달라"고만 말했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관련 사항 보고 이후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는 등 침통한 분위기였다.

▲ 조현오 경찰청장. ⓒ뉴시스
청와대가 조 청장의 거취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청장은 이미 지난 해 연말 검경 수사권 갈등 와중에서 사의를 시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뜻을 접고 말았다. 이후에도 수사권 갈등이 재연되면서 일선 경찰서 간부가 이 대통령에게 "심판하겠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저축은행 등 각종 비리 사건에 경찰 간부들이 줄줄이 연루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 8월이 임기 만료인 조 청장에 대한 인책론이 청와대 내에서 제기된 적은 없다. 이는 청와대가 조 청장을 깊이 신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다. 조 청장을 경질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후임을 누구로 하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애초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현 정부 들어 승승장구한 포항 출신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이 차기 경찰청장 0순위로 꼽혔다. 조 청장의 임기가 끝나고 후임으로 이 대통령이 '강덕이'라 부른다는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이 임명되면 12월 대선과 정권 교체기까지 경찰조직을 관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영포라인'의 한 축에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사찰 시점에서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을 맡았던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은 경찰청장 인사청문회는 고사하고 민간인 사찰 청문회나 특검에 불려 다닐 처지가 됐다.

차기 경찰청장은 누가될까?

이런 까닭에 차기 경찰총수로 누구를 임명할 지도 어려운 문제가 됐다.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으로 올라갈 수 있는 치안정감 자리는 서울청장, 경찰청차장, 경기청장, 부산청장, 국립경찰대학장 등 다섯 곳이다. 이 중 통상 서울청장이, 좀 더 넓혀보면 경기청장이나 경찰청차장이 경찰청장으로 갈 수 있는 자리다. 그런데 서울청장은 이강덕 치안정감이고 경기청장인 서천호 치안정감은 이번 사건의 책임자다. 경찰청 차장인 김기용 치안정감은 치안감에서 승진한지 삼개 월도 지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치안비서관을 지낸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의 수평이동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난 2009년 2월 김석기 당시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청장 내정자로 지명됐다가 용산참사로 인해 낙마한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강희락 당시 해양경찰청장을 경찰청장 자리에 앉힌 바 있다.

청와대는 엄호하고 있지만, 총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권재진 법무장관은 경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상대 검찰총장도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처지다. 권력기관들에 대한 청와대의 강력한 장악력이 여러 가지 중첩된 이유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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