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연내 종전선언을 추진하겠다는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18일(현지 시각) 취임 후 처음으로 런던에 방문한 강 장관은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유엔총회 계기 남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예단하기도 어렵고 구체적으로 협의 중인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강 장관은 "과거에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에 몇 달이 걸렸지만, 이제는 그 차원을 넘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겠지만, 그 사이에도 정상 간에 어떤 소통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유엔 총회에서 종전선언이 도출될 가능성에 대해 강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온) 판문점 선언에서도 명시적으로 연내 종전선언을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언제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후속 조치를 이행하기 위한 양측의 협상이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조치 역시 그 속도가 느려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강 장관은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북미 정상회담이 또 열렸다. 몇 년에 한 번 있을 만한 일이 일어나니 그 후 협상도 같은 속도로 가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며 "그러나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정말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기술적인 문제도 많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이후 실무협상이 조속히 실행되도록 미국이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와도 긴밀히 조율 중"이라며 "곧 뉴욕을 방문하는데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핵실험 장비와 시설을 숨기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강 장관은 "대부분 정보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다. 공개적으로 그렇다, 아니다 라고 이야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며 "북한의 핵과 관련한 모든 시설과 능력이 다 비핵화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오는 27일 북한 내 미군 유해가 송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군 유해 송환 문제는 다룰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 장관은 "계기가 되면 북한과 그 문제를 다룰 수 있다. 국방 채널이 열렸고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 서해안 평화수역안 등 여러 의제가 논의되고 있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유해송환 문제도 다룰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강 장관은 "관심이 있고 없는 문제와 이를 공개적으로 의제화하는 것은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북한 인권 상황이 열악하고 국제사회의 관심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은 정부도 공감한다. 유엔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데 우리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다만 비핵화, 이를 넘어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회담에서 그것을 공식 의제로 올려놓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은 판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장기적 호흡을 갖고 해야 한다. 의제화한다고 개선을 불러온다는 확신도 없지 않느냐"라며 "조금 더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 비핵화 성과를 거두고 그 과정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일상화되면 다른 변화를 갖고 올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