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총리가 동반성장위원장 직을 사퇴했다. 정 전 총리는 "총선에는 관여 안 한다"는 입장을 밟힌 바 있지만, 대선 출마는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정 전 총리의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전 총리는 29일 동반성장위원회 본회의 이후 "사회 경제적 양극화 해소라는 절박한 시대적 요청을 내려놓고 이 자리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반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고 오해도 받았지만, 더는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며 "동반성장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 대기업, 국민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지금 사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발전적 해체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전경련이 종전 독재 권력 하에서 국가 경제에 발전한 측면도 있으나, 현재에는 대기업의 독점 경제 구조를 옹호하는 단체로 전락,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은 동반성장 흉내만 내고 관료들은 성과가 없다고 통용된 제도를 되풀이하고 있다"며 "양극화 문제는 시장실패에 속한 사항이다. 시장실패 뒤에는 정부실패가 있다"고 정부와 기업을 싸잡아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정책실패 뒤에는 정치실패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최근 박세일 대표의 국민생각 쪽 참여 제안을 거절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 독대 자리를 가진 이후 "정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최근 이재오, 정몽준, 김문수 등 새누리당 비박계 인사들을 두루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이후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맞서는 이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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