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13일 고검검사급 중간간부 인사를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 검찰 간부 인사가 마무리됐다.
지난 1년간 적폐청산 수사를 이끈 주요 간부들이 그대로 머물거나 주요 보직으로 이동한 것이 눈에 띈다. 적폐청산 수사를 끝까지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라는 의중이 담긴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법무부가 발표한 중간간부 인사 명단에서 서울중앙지검 박찬호 2차장검사와 한동훈 3차장검사는 유임됐다.
지난달 19일 검사장급 이상 간부 인사에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한 데 이어, 윤 지검장과 함께 적폐청산 수사를 이끌어온 야전 수사 지휘관 2명 모두 자리를 지키게 된 것이다.
박 차장검사는 지난 한 해 동안 국가정보원이나 군 관련 적폐청산 수사를 전담해왔다. 한 차장검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두 차장검사 지휘 아래 적폐청산 수사에 참여한 검사들 다수도 공소유지와 수사의 안정적인 마무리를 위해 중앙지검에 남았다.
이 전 대통령 뇌물 수사를 맡은 송경호 특수2부장,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를 맡은 양석조 특수3부장, 국정농단 사건 재판을 맡은 김창진 특수4부장이 유임됐다.
다스 관련 의혹을 집중해 파헤쳤던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은 같은 중앙지검 내에서 특수부 선임인 특수1부장으로 보직을 이동했다. 특수1부는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맡은 부서다.
지난달 검사장급 인사 때 초임 검사장으론 이례적으로 윤대진 전 중앙지검 1차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보임된 데 이어 적폐수사에 참여했던 신자용 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이동했다.
신 특수1부장은 윤 지검장과 함께 박영수 특검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다. '특수통' 출신이 검찰 인사·조직을 총괄하는 검찰과장을 맡는 사례도 흔치 않은 일로 여겨진다.
적폐청산 수사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검찰 간부들이 대부분 유임하거나 법무부 검찰국 등 핵심요직으로 이동한 것은 적폐청산 관련 재판과 마무리 수사에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해 달라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검찰 중간간부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검사들이 중요 보직에 진출하는 추세가 더욱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서울중앙지검 차장으로 여성검사가 처음 선임됐다. 서울중앙지검 4차장에 보임된 이노공 부천지청 차장이 주인공이다.
서인선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김남순 대검 수사지원과장, 김윤희 대검 DNA·화학분석과장 등 부장검사 보직에서도 여성검사들이 해당 보직에 최초로 발탁되는 사례가 눈에 띈다. 김윤선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과 부부장으로 승진 발령된 점도 검찰 내 여풍 강세를 방증한다는 평가를 낳는다.
조직 내부의 비위나 부조리를 공론화한 여성검사들의 승진도 관심을 끌었다.
안태근 전 검사장의 추행 및 인사보복 의혹을 폭로해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통영지청 검사가 부부장검사로 승진해 성남지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 검사는 의혹 폭로 이후 휴직 상태에 있었다.
시국 사건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해 화제가 됐던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는 청주지검 부장검사로 승진 발령됐다. 임 부부장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검찰국장 시절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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