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 요구요? 합의금에 대해서는 논의된 자체도 없고 포스코에서는 단 한번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었습니다”
광양의 한 장례식장 한편에 마련된 빈소에는 유가족들이 열흘이 넘도록 고인의 발인을 하지 못한 채 한숨만 내쉬고 있어 주위를 안타갑게하고 있다.
이들 유가족들의 비극은 지난 6월 30일 시작됐다. 이날 오전 7시53분께 포스코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 철강 반제품 정정라인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노동자 A씨(39)가 설비에 끼이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A 씨가 2면 머신스카프에서 버켓사이드에 달라붙은 찌꺼기 제거 작업을 하던 중 버켓이 닫히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사고 당시 포스코의 안전장치 미흡과 부실한 감독으로 또 다시 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질타했다.
특히 위험공정일 경우 작업표준서에 따라 2인 1조로 작업해야 하는데 피해자가 단독 작업으로 변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은 고용노동부 여수 고용노동지청의 조사에서도 어느 정도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A씨의 유족들이 열흘이 넘도록 발인하지 않은 이유는 “ 포스코의 일방적인 유언비어 유포와 진정성 없는 사과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포스코에서 10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한다는 말을 유포하고 다니며 사고 자체를 희석시키려 하고 있다”며 “유족들은 현재 구체적인 합의금을 요구한 적도 없고, 포스코 직원들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포스코 한 관계자는 “합의금으로 유족들이 10억 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10억 원의 합의금 문제를 놓고 유족들과 진실공방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는 그동안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불리고 있었다.
지난 1월 포항제철소에서 질소누출 사고로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이 한꺼번에 사망했다. 광양제철소에서도 지난 3월 원료부두 내에서 일하던 협력업체 직원이 흙더미에 맞아 중상을 입었으며 4월 2일에는 협력업체인 부국산업 공장동 사일로 작업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작업도중 손가락 4개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번 사고까지 4개월 동안 3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여수 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아직 모든 조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부실한 작업 감독, 구조장비 미흡 등 안전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청업체는 물론 포스코에 대해서도 검찰 송치 및 과태료 처분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