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북미 협상과 관련해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했던 약속은 여전할 뿐만 아니라 더욱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날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만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의 요구를 강도 같다고 비난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낸) 담화를 봤다. (여러 가지 내용이) 섞여 있었다"며 "여러분은 엇갈린 내용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 외무성 담화에는 미국의 협상 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대한 신뢰를 표하는 내용도 있는데, 미국 언론들이 부정적 내용만 보도했다는 불만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고위급 회담 이후 나온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은 그가 약속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지속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회담 이후 나온 김정은 위원장의 평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나는 김정은이 우리가 맺은 합의를 지킬 것이며,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의 의미)를 지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미 정상회담 이행을 위한 후속 협상을 '빈손 회담'이라고 깎아내리는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무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가시화시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베트남에서 "북한이 (한국전쟁 중 실종된) 미군 유해 송환을 약속했다"며 "이 조치가 미국과 북한에 신뢰와 확신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하노이에 도착하기 전에 베트남이 미군 유해 2구를 인도했다. 45년 전에도 이 같은 조치가 이뤄졌다"며 "이것이 양국 간 신뢰를 구축했고, 오늘날 우리는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베트남의 사례를 들어 북한의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조치가 미국과 관계 개선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미군 유해 송환은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이지만, 아직까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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