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깜짝 성장'을 기록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조업 생산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도 증시 활황 영향으로 금융·보험업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내수와 밀접한 업종인 숙박·음식점업과 예술·스포츠·여가업 등은 부진했다.
산업간 'K자형 양극화'로 서민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제조업 생산(계절조정·잠정)은 전 분기보다 3.0% 증가했다.
이는 2020년 4분기(3.6%) 이후 5년 1분기 만에 최대폭이다.
반도체 생산이 직전 분기보다 14.1%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반도체 생산 증가율은 2023년 2분기(19.0%) 이후 가장 높았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은 2024년 4분기 1.1% 증가했으나 2025년 1분기 -0.1%로 돌아섰다. 2분기에는 0.3% 소폭 늘었지만, 3분기(-0.2%)와 4분기(-0.5%) 내리 감소했다.
1분기 6대 지표가 11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내고,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1.7% 성장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업종별 명암이 엇갈린 것이다.
데이터처는 지난 1분기 전산업·광공업·서비스업·소매판매·설비투자·건설기성 등 6대 지표가 모두 증가했으며 이는 2023년 2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광공업을 보면 전체 생산지표는 개선됐지만 세부적으로는 절반 가까이가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확산지수는 지난 1월 52.8에서 2월 47.9로 떨어진 뒤 3월(49.3)까지 기준치 50을 하회했다.
이 지수가 50보다 낮다는 것은 전월보다 생산이 감소한 업종의 수가 증가한 업종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난 3월 생산 증가 업종이 34개, 보합 업종이 3개였으며 감소한 업종은 35개였다.
서비스업도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하다.
금융시장 호조로 금융·보험업 생산은 전 분기보다 4.7% 증가해, 2022년 3분기(4.9%) 이후 14분기 만에 최대폭 증가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1.3% 감소하며 2024년 3분기(-1.4%)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월별로도 2월(-0.8%), 3월(-0.2%) 두 달 연속 감소했다.
3월 음식점업은 호조였지만 숙박업이 부진했다고 데이터처 관계자는 설명했다.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지난 1분기 3.2% 감소했다.
2022년 4분기 3.9% 줄어든 이래 13분기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 성장은 고용과 내수로 확산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과거 주력 산업인 자동차와 달리 종사자 수도 크지 않고 연관 산업 범위도 좁다"며 "반도체 산업의 취업 유발 효과나 생산 승수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산업과 서민 밀착형 산업간 양극화 우려도 제기된다.
양 교수는 "금융·보험업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고 전문성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며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이미 포화 상태라 양극화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산업 양극화가 소득 격차 확대로 이어져 계층 양극화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반도체 대기업 성과급으로 대두되듯 산업 격차가 벌어지면서 취업자 간 임금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며 "소수의 임금근로자가 내수 소비를 이끌다 보니 자영업 경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산업간 양극화, 내·외수 간 양극화, 계층 간 양극화가 나타나고 증시 호황으로 자산가와 비자산가 간 양극화도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장기적으로는 성장 동력 다변화와 내수 기반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 실장은 "주요국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는 가운데 방위산업에도 추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전쟁 복구 수요와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 역시 새로운 사업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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