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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재판소원법', 하루만에 법사소위·전체회의 일사천리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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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재판소원법', 하루만에 법사소위·전체회의 일사천리 통과

대법원 "위헌" 지적에도 사법개혁법 2월중 처리 방침…李대통령 의중 실렸나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1일 밤 이른바 '재판소원제' 도입 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같은날 오전 법사위 소위에서 법안을 강행 처리한 데 이어서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밤 11시께 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대법관 정원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2배 가까이 늘리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이와 함께 처리됐다.

이로써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대 법안(대법관 증원, 재판소원제 도입, 법왜곡죄 신설)'이 모두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만을 남겨두게 됐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해 12월 '법왜곡죄' 도입을 골자로 하는 형법 개정안의 법사위 처리도 밀어붙인 바 있다.

다만 이튿날인 12일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들이 바로 처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2일 본회의에서는 야당과 협의해 민생 관련 입법안들을 우선 처리하고,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 등 쟁점법안은 2월 임시국회 중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재판소원제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대법원은 지난 10일 법사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헌법은 재판에 대한 불복을 대법원에서 끝내도록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며 "불복이 있다 해서 대법원을 넘어서까지 재판을 거듭한다면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101조 1항),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구성한다'(101조 2항)고 정한 헌법 조항을 들어 "(재판소원을) 헌법 개정 없이 입법으로 도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1년 2월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것은 헌법에 반하고, 헌법재판소법 68조 1항이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한 것은 헌법규정상 지극히 당연'하다고 판시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법원은 또한 실효적 관점에서도 재판소원제는 사실상 "4심제"로 기능할 것이라며 "재판의 지속과 반복으로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의 결론이 헌재에서 뒤바뀔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희박하리라 예상가능해 거의 모든 사건에서 재판의 실질적 종결만 늦어지고 소용은 없는 고비용·저효율 제도"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은 결국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나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 등을 중심으로 극히 일부 사건만 선별적으로 이뤄질 것이어서 소송비용만 과다하게 지출하게 하는 희망고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헌법재판과 사법부 재판은 분명히 다른데 이를 혼용해 '4심제'라고 비판하는 것은 잘못"(김용민 법사위 간사)이라며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논란성 법안을 하루만에 처리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야당의 항의도 "수시로 열린 법사위 회의와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바 있다"(추미애 법사위원장), "오랫동안 학계에서 논의됐고 헌재도 법안 발의를 요청하며 공론화됐다"(김 간사)라며 물리쳤다.

국민의힘은 재판소원제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헌재 심의를 다시 받을 수 있게 해 4심제에 해당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 등 판결을 뒤집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 내정자 나경원 의원은 법안 통과 이튿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소원제 도입법을 "4심제 법안"으로 규정하며 "명백히 이 대통령 재판 뒤집기를 위한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4심제를 정말 하고 싶으면 개헌을 먼저 하라"며 "이 대통령 한 명 때문에 대부분 재판이 4심으로 가는 '소송지옥'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박찬대 의원 등 민주당 전 원내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법왜곡죄 또한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11일자 <국민일보>가 보도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충분한 논의 없이 11일 재판소원제 등이 강행처리된 것이나, 법왜곡죄를 포함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 2월 국회 중 처리될 전망인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법왜곡죄에 대해서는 야당·법조계의 반대를 넘어, 이 대통령이 임명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도 우려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작년 12월 정청래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헌법의 기본 원리나 정신을 일탈한 정치는 타협의 폭력", "헌법이 마련한 궤도를 벗어난 정치는 이미 헌법적 상황이 아니라 비법적 상황"이라며 "법왜곡죄만은 재고해달라"고 했었다. 그는 지난달 관훈토론에서도 "법왜곡죄는 문명국의 수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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