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을 타자고 했는데, 벌써 결혼하고 신혼살림 차린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민주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 "이제 시작"이라며 공개적으로 속도 조절에 나섰다. '흡수 합당'에 대한 우려에 분명히 선을 그으며 통합 협상 과정에서 조국혁신당의 독자적인 가치와 정체성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국 대표는 23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광주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합당 제안에 대해 "모든 이슈가 묻힌 감이 있다"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통합 문제는 양당의 공적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민주당과 검찰 개혁 등에서 90% 이상 일치하지만 사회권 보장이나 토지공개념 등 조국혁신당만의 독자적 정체성(DNA)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조 대표는 "합당은 의석수를 더하는 산수의 문제가 아니라 '비전과 가치의 합'"이라고 규정하며 "혁신당의 DNA를 유지·보존·확장하는 방식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흡수 합당' 우려를 차단하고 향후 협상 과정에서 단가치와 노선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끌어가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힘을 실었다. 다만 "단순한 기계적 통합이 아닌 화학적 결합이 돼야 한다"며 △중앙정부의 통 큰 재정 분권 보장 △농촌 소외 방지 대책 △주민 소통 강화 등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특히 "통합에 대한 재정 지원이 끝나는 4년 후 재정 절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지방교부세율 상향 등 법·제도적 토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행정통합의 또 다른 뇌관인 '교육청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히 공부를 하지 못해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 대표는 호남 정치권의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과거 대한민국을 이끌던 호남 정치가 지금은 공천권자 눈치만 보고 있다"며 "실력과 비전으로 경쟁하는 정치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이 메기처럼 호남 정치를 펄떡펄떡 뛰게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조 대표는 "민주당과의 통합은 당의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칠 것이며 특히 광주·호남 유권자들의 마음을 경청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통합으로 '광주' 명칭이 사라질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제가 광주 출신도 아니지만 광주를 사랑하고 스스로를 광주 세대라고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징성 있는 광주라는 단어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며 "사견이지만 예를 들자면 지금 현재 광주 안에 있는 여러 구 앞에 모두 광주라는 단어는 붙여야 될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조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 뜻만 따르겠습니다'라고 적으며 광주 일정을 시작했다. 조 대표는 이후 오후 일정으로 여순항쟁탑을 참배하고 순천 시민단체 간담회, 여수산단 노동단체 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 시민사회와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