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정치권의 시간표에 맞춰 급물살을 타자, 교육계와 시민사회가 일제히 "속도보다 숙의가 먼저"라며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들은 교원 인사 대란, 교육자치 훼손, 절차적 민주주의 실종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현재의 '묻지마 속도전'을 멈추고 공론장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9일 광주교원단체총연합회(광주교총)는 현장 교원을 대상으로 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포문을 열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1.6%가 행정통합에 대해 '신중 검토 필요'(45.3%) 또는 '반대'(36.3%) 입장을 밝혔다.
교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단연 '인사제도 혼선'(47.7%)이었다. 광주교총은 "전남의 도서·벽지 가산점 등이 유지된 채 통합되면 광주 교원이 구조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교원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로 교육의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행정통합과 교육통합을 분리하고 최소 1~3년의 충분한 검토 기간과 공론화 과정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광주실천교육교사모임은 앞서 통합을 진행한 대전·충남 특별법안 의안원문의 내용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해당 법안이 공교육 지원보다 사립재단, 영재학교, 특목고 지원 등 특정 집단에 대한 '특혜' 조항으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또 '초·중등교육법의 대부분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식의 초법적 조항을 담고 있다"며 "최소한의 논의와 합의 없이 추진되는 특별법안은 결국 누군가를 위한 특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통합 논의의 절차적 정당성 부재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광주교육시민연대는 "현재 추진 방식은 결론을 정해놓고 주민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탑다운 방식'에 가깝다"며 "주권자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과 숙고의 시간을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역시 "정치권 중심의 논의에서 시도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생략됐다"며 "획기적인 자치분권 강화와 재정 지원책이 전제되지 않는 통합은 지역 갈등만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방송사 공동 토론회 등 시·도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민주적 공론 과정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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