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에게 교육감 후보 공천권을 직접 주겠다며 야심 차게 출범한 '광주민주진보시민교육감 후보 시민공천위원회'(시민공천위)가 핵심인 경선 방식을 정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내홍을 겪으며 파행했다.
시민공천위는 8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후보 경선 방식 발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전날 오후 7시부터 3시간 가량 이어진 대표자 회의에서 후보 경선 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회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갈등의 핵심은 '100여개 참여 단체 대표단'의 투표 반영 비율이었다.
시민공천위 실행위원회는 ▲시민공천단 투표 50% ▲일반시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김용태·오경미 후보 측이 지지하는 안으로, 시민의 참여와 여론을 가장 폭넓게 반영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26개 단체가 ▲시민공천단 30% ▲여론조사 40% ▲참여 단체 대표자 투표 30%라는 안을 제시하면서 회의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대표자 투표를 주장하는 측은 "인지도 중심 후보의 독주를 막고 집단지성을 발휘하기 위한 견제 장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용태·오경미 측은 "시민에게 공천권을 주겠다는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100여 명에 불과한 대표단에게 40%라는 막대한 권한을 주는 것은 사실상 '조직 선거'로 회귀하는 것이며, 후보들이 시민이 아닌 단체 대표들에게만 줄을 서는 폐단을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전 교장은 "명실상부하게 '시민공천'이라는 타이틀을 붙였으면 그 취지를 지켜야 한다"며 "2만 명에 육박할 시민공천단에 대한 예의도, 광주시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시민의 열망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경미 전 국장은 "대표단은 이미 시민공천단으로 투표에 참여하는데, 별도로 40%의 권한을 또 주는 것은 명백한 '이중 투표'"라며 절차적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반면 정성홍 후보 측 관계자는 실행위원회의 중립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실행위가 특정안(50:50)을 정해놓고 따르지 않으면 위원장이 사퇴하겠다는 식으로 압박했다고 들었다"며 "이럴 거면 룰 협의가 무슨 의미가 있나.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실행위의 중립성이 너무 심하게 깨져 그냥 넘어가기 힘든 상황"이라며 "누가 이기든 무관심과 냉소 속에 '상처뿐인 영광'이 될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전날 대표단 회의는 3시간 넘는 격론 끝에 '시민공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만 고조된 채 회의는 결론 없이 끝났다.
시민공천위는 향후 각 후보 측과 추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출범 초기의 동력을 상실하고 '시민의 축제'가 아닌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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