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4·3의 역사를 담은 '너븐숭이 4·3기념관'이 23일 재개관한다.
너븐숭이 4·3기념관은 2009년 건립 이후 4·3의 아픔과 평화의 가치를 알리는 지역의 핵심 기억공간으로 역할을 해왔다. 너븐숭이는 북촌 주민들이 밭일을 하다가 돌아올 때 쉬어가던 넓은 팡이 있어서 불린 이름이다.
북촌리학살 사건은 1949년 1월 17일 4·3 당시 단일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인명이 무참히 희생됐다. 이날 북촌국민학교를 중심으로 동서쪽 들과 밭에서 불가항력의 남녀노소 400여명이 동시에 학살됐다.
전시관에는 강요배 화백의 작품을 비롯해 북촌리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 초판본 등이 전시돼 있다.
제주도는 기념관 개관 이후 16년이 지나면서 전시 환경 재정비에 나섰다. 2024년 국비 2억 원과 도비 2억 원 등 총 4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지난해 8월 기념관 내외부 정비공사를 완료했다. 화장실 보수, 산책로 포장, 안내판 교체, 버스 주차장 조성 등이 이뤄졌다.
이어 지난 11월까지 총 7회의 전시 자문회의를 거쳐 전시물 개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개편의 특징은 기존의 자료 나열식 전시에서 벗어나 북촌 4·3을 영상 콘텐츠와 예술작품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북촌리 주민들의 증언을 담은 영상을 강화하고, 지역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배치해 역사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꾸몄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이번 전시물 개편은 시설 개선과 함께 기억과 예술이 함께 숨 쉬는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4·3기념관들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중문 4·3기념관의 전시물을 재구성하고,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은 유휴공간을 활용한 명상실을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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