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의회는 정영섭 부의장(화개면·악양면·적량면)이 7일 열린 제344회 임시회에서 하동의 역사와 문화유산이 타 지역의 유산처럼 왜곡되고 있어 하동의 정통성과 정신문화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군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내용의 5분 자유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이날 제2차 본회의에서 하동의 역사와 문화유산이 근거없는 주장과 연구로 왜곡된 사례를 소개했다.
하동 칠불사 운상원은 고구려 멸망 이후 사라진 거문고의 맥을 잇기 위해 신라 옥보고가 이곳에서 50년간 30여 곡의 새 곡조를 만든 곳으로 동국여지승람 등에서도 칠불사의 옛이름을 운상원이라 칭하고 있으나 전북 남원에서는 운봉읍을 옥보고의 활동 근거지로 추정하며 국악의 성지에 실체도 불분명한 옥보고의 묘역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하동 차 시배지는 828년 신라 대렴공이 당나라에서 차씨를 들여와 하동 화개면 운수리 쌍계사 부근에 심었다는 삼국사기 기록을 근거로 1987년 경남도기념물 제61호로 지정되고 2008년에는 한국기록원에 의해 공식 인증까지 받았으나 전남 구례에서는 만우 스님이 쓴 화엄사적기 내용을 근거로 화엄사 입구 장죽전을 차 시배지로 추정하고 이를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동 화개면 단천마을 입구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각자바위가 있는데 예로부터 이곳은 최치원 선생이 신선이 되었음을 알리는 글씨라 해 득선처라 불리고 있으나 경상대 손 모 교수가 바위 글씨를 서산대사가 역성혁명을 도모한 암호문이라 주장하며 나라를 구한 승군의 영웅 서산대사를 반역을 꿈꾼 인물로 왜곡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손 모 교수는 서산대사가 화개동천에 내려와 기거하며 조선 최고의 불교 저술인 선가귀감을 저술한 화개면 내은적암 터도 그 위치가 하동이 아니라 함양 마천면 삼정산 계곡이라며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부의장은 이러한 근거없는 주장과 왜곡은 단순한 학문적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하동의 역사적 정통성과 군민의 자긍심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임을 강조하며 ▶문헌조사·현장고증·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왜곡된 내용을 바로잡고 하동의 정통성을 명확히 규정하기 위한 '하동 역사문화 검증과 기록화 사업' 추진 ▶지역학자·문화인·종교인·주민대표 등이 참여해 하동의 역사와 문화가 올바르게 계승되도록 체계적 대응을 하기 위한 '하동역사바로세우기 추진위원회' 구성 ▶유적지 정비와 안내와 홍보체계를 강화하고 문화원을 중심으로 '역사 문화 강좌'와 '유적답사 프로그램'을 상설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정 부의장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뿌리이자 미래의 자산임을 인식하고 하동의 역사와 문화가 외부의 왜곡에 흔들리지 않도록 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나서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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