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화면의 ‘깜빡임’ 현상을 잡고, 소비전력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전북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전북대 김민수 연구교수(나노융합공학과·BK21-FOUR 나노융복합에너지혁신소재부품인재양성사업단) 연구팀은 LCD의 저주파 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렉소일렉트릭(Flexoelectric) 효과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액정소재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술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LCD의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차세대 초저전력 디스플레이 상용화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LCD는 전기 신호로 액정 분자의 배열을 제어해 영상을 구현한다. 그러나 주파수를 낮추면 소비전력은 줄어드는 대신, 전기장이 변할 때 액정 분자가 불필요하게 움직이는 ‘깜빡임(Flicker)’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산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프린지-필드 스위칭(FFS) 방식에서는 이 현상이 심각해, 저전력 구동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김민수 연구팀은 문제의 근본 원인이 플렉소일렉트릭 효과임을 규명하고,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분자구조를 제안했다.
연구는 LG디스플레이와 머크 퍼포먼스 머티리얼즈와의 공동 협력으로 진행됐으며, 기존보다 단순하면서도 정확하게 플렉소일렉트릭 계수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법 두 가지를 함께 제시했다.
특히 김 연구교수가 고안한 ‘변위전류 대칭성 측정법’은 전극의 전압 극성을 바꿔 전류의 대칭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액정 분자의 배열 상태를 빠르고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별도의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산업 현장에서도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기술로 평가된다.
김민수 연구교수는 “이번 성과는 기초 재료과학의 원리가 실제 상용 기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차세대 초저전력 LCD 상용화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정준호 박사, 정하영 박사과정생, 최규리 석사과정생이 참여했으며, 연구결과는 관련 학술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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