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시험(test)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인의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듯 핵 시험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이에 핵확산금지조약(NPT)으로 상징되는 비확산 체제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방송 CBS의 <60분>(60 Minutes)에 출연한 트럼프 대통령은 핵 시험을 왜 해야 하냐는 질문에 "핵무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봐야 하기 때문"이라며 "핵 시험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북한은 끊임없이 핵 시험을 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핵 시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핵 시험을 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인데, 그런 나라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다른 국가들의 핵무기 시험(testing) 프로그램 때문에, 저는 전쟁부에 동등한 기준으로 우리도 핵무기 시험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 그 과정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첫 임기 동안 기존 무기의 완전한 현대화 및 개조를 포함하여 달성됐다"며 "엄청난 파괴력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러시아가 2위이고, 중국이 한참 뒤떨어진 3위지만, 5년 안에 동률을 이룰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중국 때문에 핵무기 시험을 해야 하는 것처럼 설명했다.
미국은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1992년 9월 마지막 핵시험 이후 시험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이렇듯 중단된지 30년이 넘은 시험을 재개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처럼 우리도 핵무기를 시험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는 핵무기를 시험하고 있다. 중국도 시험하고 있다. 당신이 모를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이들 국가가 어떤 시험을 실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경우 핵 탄두가 아닌 운반체를 시험했고 북한도 핵무기를 시험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이 어디서 시험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들은 지하 깊은 곳에서 시험한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경우 2017년 9월 6차 핵시험을 이후로 현재까지 핵시험을 실시한 바 없다.
미국의 핵 전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핵무기를 시험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면 시험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핵무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없다"라며 비슷한 대답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결코 핵무기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 그간 저는 8번의 전쟁을 해결했고 종식시켰다. 아직 성공하지 못한 유일한 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사실 가장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경우 미군을 활용해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알게 될 것"이라면서도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을 때 대만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그(시 주석)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무엇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비밀을 공개하고 싶지 않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말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상대는 알고 있지만"이라며 구체적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공개적으로 말했고 측근들도 회의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에 '우리는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왜냐하면 그들은 그 결과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본인이 집권하고 있는 동안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그에 따른 대가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중국도 알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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